<천자독서실>숨겨진 성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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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1945년 이집트 나그함마디에서 발굴된 52편의 고대문헌과 1947년 이스라엘 쿰란동굴에서 발견된「사해문서」를 해독,美인디애나大 비교문학교수인 윌리스 반스토운이 1984년 펴낸『The other Bible』을 우리말로 옮겼다.
인류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라는 성서가 확정된 것은 397년 카르타고공의회에서다.그때 경전의 수십배에 달하는 분량으로,중요성에서도 오늘날의 구약이나 신약에 필적할만한 수많은 문헌들이「비경전」으로 제외되고 배척되었다.
20세기들어 서양에서는 성서에서 누락된 비경전 문헌들에 대한연구.발굴작업이 활발히 전개됐다.그 과정에서 나그함마디와 쿰란의 고대문헌들이 발견됐고,이것들은 성서만 가지고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예수시대 전후의 중대한 상황을 다각도로 재조명할수 있게해주었다.
『숨겨진 성서』는 성서에서 거의 드러나지않은 예수의 어린 시절 이야기인「빛의 탄생」과「기적의 아이」라는 장을 통해 여러 기적을 일으키는 어린 예수를 자세히 묘사해놓고 있다.또「요셉의분노」에는 성모마리아의 생애가,「지옥에 내려간 그리스도」에는 지옥문을 부수고 지옥에 내려가 수많은 영혼을 구해오는 구세주로서의 예수의 활약상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사도 행전」은 예수가 죽은후 소아시아.인도등으로 선교여행을떠난 제자들의 행적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특히 인도상인에게 팔려가 수많은 기적을 일으키며 인도인들을 개종시키는 토마스행전은 예수의 인도수행설과 맞물려 오해를 불러일으켰 던 바로 그 원전이다.천국과 지옥의 모습을 실감나게 묘사,단테의『신곡』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던「바오로 계시록」「베드로 계시록」에서 볼수 있듯『숨겨진 성서』는 각장이 고대 역사와 문화.설화등을 아우르고 있어 종교적 가치는 물론 역사 .문학적 가치도 지니고 있다. 옮긴이 이동진씨는 시인.소설가로 주일대사관총영사.벨기에대사관공사 등을 역임한뒤 현재 외교안보연구소 연구관으로 재직하고 있다.문학수첩刊.각권 3백74쪽.6천원.
〈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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