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입무기체계 엉망”/미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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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제3국서 마구 구입 주한미군 것과 안맞아/기술이전문제 거론안해 편파지적 가능성
한국정부가 국군방위력 증강을 위한 율곡사업을 추진하면서 미국이 아닌 독일·프랑스 등 제3국으로부터 도입한 상당량의 군장비가 주한미군 보유무기와 체계가 맞지 않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지가 29일 비판했다.
한국이 미국산 무기를 사지 않는다고 사사건건 불평해온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이날 보도에서도 한국정부가 율곡감사 여파로 올해 무기구입 예산 40억달러 가운데 15% 밖에 집행하지 않는다며 한국정부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비아냥댔다. 이 신문은 이런 모든 문제가 한국군부의 부패와 비효율에서 야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국정부가 지난 87년 독일에서 잠수함 4척을 구입한데 이어 한국형 전차 K1용 포탄발사장치·항법장치를 도입했으며 프랑스로부터는 소형 미사일인 미스트랄미사일 발사대를,이탈리아로부터는 한국형 구축함에 탑재할 1백27㎜ 오토 밀라라 함포를 각각 구입했다고 전하고 이들 비미국산 무기는 여러가지 무기체계상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제너럴 다이내믹스사의 M1탱크를 모델로 해 만든 한국형전차 K1은 포탄발사 및 항법장치는 독일의 시스팀 테크사 제품을 탑재하고 있으나 K1의 엔진출력이 모자라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같은 문제는 K1탱크 6백대에서 모두 발생하고 있다는 것.
또 미 국방부가 스팅어미사일 기술이전을 거부,한국은 프랑스로부터 3억달러어치의 미스트랄 미사일을 구입했으나 스팅어미사일은 한사람이 작동할 수 있는데 비해 미스트랄은 두사람이 함께 작동시켜야 하는 불편이 있어 야전지휘관들이 불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미스트랄은 특히 적기와 아군기를 구분하는 목표물 식별장치를 부착하지 않은채 도입됐으며 또 적군의 전자교란기에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월스트리트 저널지의 보도는 부분적으로 타당성이 있으나 미국측의 기술이전 거부 등에 대해선 전혀 지적하지 않는 등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이 신문은 미국 무기업체들의 이익을 대변,한국이 무기도입선을 다변화하고 있는데 대해 비판하고 패트리어트 미사일이나 조기경보기 도입의 필요성 등을 주장했었다.<워싱턴=진창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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