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여자농구 국가대표 감독 선임놓고 표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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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겨울철 실내스포츠로 정착한 배구와 농구가 한창 장기시리즈를 벌이고 있으나 곧 있을 국제대회를 앞두고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문제로 자천타천등 장외싸움(?)이 경기 못지않게 치열해 흥미를모으고 있다.특히 남자배구와 여자농구는 당장 내 년 1월안에 대표팀을 재구성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우선 사령탑 선임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월드리그(5~7월)를 시작으로 제12회세계선수권대회(9월.그리스),히로시마 아시안게임(10월)등 굵직굵직한 대회가 개최되는 94년을 앞두고 남자배구가 대표팀감독 선임을 놓고 고민에 빠져있다.한국은 이미 남녀 모두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서 우승,세계선수권대회 출전자격을 따놓고 있는데 여자부의 경우 국내대회 64연승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실업최강 호남정유의 金哲鎔감독 유임에 대해 대체적으로 이견이 없다.
그러나 남자부의 경우 지난달 일본에서 열렸던 93그랜드챔피언컵대회 참가를 끝으로 사의를 표한 劉錫哲대한항공감독의 후임을 놓고 마땅한 적임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팀감독 선임의 가장 큰 걸림돌은「쓸만한 인재는 본인이 사양하고 있고 각종 여건만을 따져 선정하기엔 지도력에 대한 믿음이 없다」는데 있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 2월 93시즌 남녀대표팀감독선임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가장 손쉬운 방법은 소속팀의 성적만을 감안하는 것이다. 당연히 고려증권의 陳準鐸감독과 호남정유의 김철용감독이 1순위로 꼽혔다.그러나 대표감독을 성적만으로 평가할수 없다는 의견에 따라 유석철감독과 김철용감독이 사령탑이 됐다.
배구계가 탈피하지 못한 고질병중 하나는 대표팀감독이라는 자리가 배구인의 나이 서열에 따른 위계질서 속에서 선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여기에다 실업세와 대학세의 집단이기주의까지 작용,스카우트를 둘러싼 개인간의 好不好가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대한배구협회는 가장 연장자로 여론에 무리가 없는(?)인사를 고를 수밖에 없는「알면서도 어쩔수 없는 愚」를 재현해 왔다. 현재 후보물망에 오른 인사들로는 실업감독 1년생으로 가장나이가 어린(?)姜萬守 현대자동차써비스감독(39)을 비롯,崔宗玉서울시청감독(47).진준택고려증권감독(46).宋萬德한양대감독(45).金南成성균관대감독(41)등이다.
대부분이 40대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지도력이라고 인정되는 요소 외에 나이. 성격.훈련방식등 작전과 통솔력등에서 저마다 개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어쨌거나 협회는 대통령배대회가 막바지에 이르는 내년 1월 중순쯤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고 대표팀도 재구성해야만 할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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