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시대>36.말콤 엑스에 얽힌 이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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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말콤 엑스의 자서전 『말콤 엑스』는 1965년 그의 암살 직후 뉴욕에서 출간됐다.
자신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고 느낀 말콤이 2년여동안구술한 내용을 흑인 작가 알렉스 헤일리가 소설적으로 구성한 것이다.이 책은 당시 미국에서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고 이후 세계 각국어로 번역되면서 인권운동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헤일리는 그 인세수입으로 10년간『뿌리』를 준비해 발표했고 그 역시 말콤만큼 유명해졌다.
한국어판은 그의 사후 13년만인 78년 上.下 2권으로 창작과 비평사에서 나왔다.
동아일보 해직기자로서 번역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김종철.이종욱.정연주씨가 우리말로 옮겼다.역자들은 당시 출판사 여러 곳에 교섭을 해봤으나 「그 책은 금서」라며 꺼리더라고 회고하고 있다. 유신 말기의 엄혹한 검열체제를 무릅쓰고 출간된 이 책의 초판은 당시로서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그 뒤 흑인 민권운동에관한 책들이 여럿 나오는 계기가 됐다.
올초에는 흑인감독 스파이크 리가 만든 같은 제목의 영화가 화제를 뿌리면서 미국에서만 다시 1백만부의 자서전이 팔리는 계기가 됐고 한국에서는 6월에 영화개봉이 되면서 여러 곳에서 다투어 같은 책을 중복 출판했다.
창작과 비평사는 지난 3월 번역을 다시 다듬어 개정판을 냈다. 〈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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