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회 중앙시조 대상-신인상 박권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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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詩歷도 짧은데 이렇게 좋은 賞을 주니 정말 뜻밖이고 고맙습니다.육체적으로는 활동을 못하고 정신적으로만 살고 있는 제 삶에 무엇보다 이 賞은 큰 활력소가 될 것입니다.』 新人賞 수상자로 선정된 박권숙씨는 몇년째 신부전증으로 투병중이다.한달에 두번씩 병원에 나가 인공신장으로 피를 걸러가며 살고 있다.
대학때 현대시를 전공하며 동인활동을 통해 시를 썼던 박씨는 대학원에서 시의 율격에 대해 공부하다 자연스럽게 자유시에서 시조로 돌아서게 됐다고 설명한다.
『아프기 전에는 창작보다 시연구에 매달려왔습니다.그러나 발병후 체력이 떨어지는 바람에 공부를 제대로 할수 없게 되고 그래서 그때 이후로는 오로지 시조창작에만 모든 것을 쏟고 있습니다.시조를 통해 사물의 핵심을 보며 다시 살아가고 있다고나 할까요.』 체력 때문에 時調를 택했기에 박씨의 시조들은 대부분 짧다.음풍농월할 여유가 없기에 그의 작품엔 간결한 이미지와 사물을 꿰뚫는 혜안만이 번뜩인다.
『내 삶이 이렇다보니 어두운 현실,척박함 속에서도 부러 건강한 생명력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그러나 이제부터는 역사속으로 들어가 비극적 삶을 살았던 사람들을 다루고 싶습니다.비극적 삶을 철저하게 들여다보며 그 비극을 뚫고 올라오는 긍정적인 부분,행복한 부분들을 추구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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