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몰락 대안은 무엇인가-사회과학원 학술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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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제3의 길이란 어쩌면 個體主義가 아니겠는가,아니면 複數의 제3의 길을 인정하는데 있는 것은 아닌가.』 사회주의 붕괴후 유일하게 남은 자본주의의 모순에 찬 모습을 버거워하던 국내학계가 처음으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넘어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13일 재단법인 社會科學院(원장 金瓊元)이 힐튼호텔에서 개최한「제3의 길은 없는가-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넘어서」란 주제의학술세미나는 이런 학계의 고민을 놓고 사회학.정치학.역사학 전공자 20여명이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토론 한 자리였다.
특히 사회과학원은 지난해 겨울부터 계간학술지『사상』을 통해 같은 테마로 연속기획을 진행중이었는데 이 자리는 앞으로 1년간더 계속될 특별기획의 중간결산을 겸한 자리이기도 했다.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 하루종일 열린 이날 세미나는 산업혁명이후 2백년간 유연한 대응력을 키워온 資本主義나 1백년 가까이 피비린내 나는 역사실험을 거쳐 마침내 실패로 규정된 社會主義를 제치고 근사한 대안을 찾아내기가 얼마나 힘든 작업인가를 토로.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이날 金瓊元박사는 개회사에서『사회주의의 몰락을 보고 기뻐할 수만은 없다』며『사회주의의 몰락은 엄청난 지성적 실험의 실패라고 볼수 있으므로 知性史의 연장측면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대안이모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김병곤박사(사회학)는『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좌.우의 논리를 무제한적으로 수용하면 중앙선을달리는 차가 될지 모른다』며 절충주의적 대안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또 연세대 함재봉교수(정치학)는『자본주의나 사회주의는 모두 홉스와 존 로크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럽의 자유주의론에 사상적뿌리를 둔 것』이라며『가족주의와 같은 동양전통사상에서 그 대안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徐炳勳교수(숭실대.경제학)는 솔직하게『대안을 찾아야할 사명감은 주어져있으나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하면서 현시점에서『대안의 가능성을 가진 생각들을 가능한한 많이 圖上실험해 보며,또 몬드라곤의 생산자협동조합처럼 국부적으로 대안을 실험해 보자』고 제안했다.
이날 세미나의 참석자들은 이데올로기의 역사적 경험에 비춰 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個體主義는 어느 대안에서든 결코 소홀히할 수 없으며 현단계에서는 복수의 제3의 길이라는 대안의 다양성을인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尹哲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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