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재씨 복권론/정가 미묘한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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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계 핵심 내심긴장… 야서는 발끈/국영기업체 사장 기용설등 나돌아
동해 보궐선거 후보매수사건의 유죄판결로 정치일선을 떠난 서석재 전 의원의 복권문제가 제기되면서 그 타당성 여부가 시비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일부의 주장대로 그의 복권이 이뤄질 경우 김영삼대통령 주변의 세력변화가 예상돼 주변에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자당의 황명수 사무총장은 기회있을 때마다 서 전 의원의 사면복권을 주장,그의 연내복권설을 기성사실화하려는 인상을 줬다.
「서 전 의원이 근신할만큼 했다」는 감정은 이제 민주계에서는 보편적이다. 그래서 서씨의 정치적 부활을 위한 민주계의 노력도 활발한 편이다. 최형우 전 사무총장도 얼마전 김 대통령과 독대했을때 서씨의 연말 사면복권을 건의했다.
당내 민정·공화계의 서씨의 연말복권 가능성이 높다는데 거의 이의를 달지않고 있다. 특히 민정계의 김윤환의원은 『서 전 의원은 고생을 많이 했으므로 연말에 사면복권돼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신정부 출범후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객원연구원 생활을 하고있는 서씨는 12월중순 6개월 유학과정이 끝나는대로 귀국할 예정이다.
최근들어 활발한 그의 움직임은 그의 복권설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불교신자인 그는 10일 해인사에서 있는 성철스님 다비식에 참석,동석한 많은 정치인들과 인사를 교환했으며 서울에 머물며 박관용 대통령 비서실장 등 여권 핵심인사들과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말에도 잠시 귀국해 박 실장·김덕용 정무1장관과 김윤환의원을 만났고 그보다 얼마전에는 최 전 총장과도 만났다.
서씨 자신은 『나로서는 이 문제(후보매수)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굴신수분(몸을 굽혀 분수를 지킴)하고 있을 따름』이라며 『개혁작업에 골몰하는 대통령에게 내 개인의 문제가 누가 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기회가 주어지면 열심히 김 대통령의 개혁을 돕겠다는 희망을 피력하고 있다.
그의 한 측근도 『YS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의원직을 버리는 등 스스로를 희생했다. 그리고는 어떤 잡음도 일으키지 않고 자숙해 왔으므로 응분의 대가는 치렀다고 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복권움직임이 있자 야당에서 즉각 반발하고 나섰고 민자당내의 민주계 핵심인사들도 그의 거취에 은근히 신경을 쓰고있는 눈치다.
민주당의 박지원대변인은 『막대한 자금으로 후보를 매수했던 인물이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해 복권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그가 복권된다면 일단 국영기업체 사장이나 정부투자기관 이사장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가하면,95년 부산시장 출마설과 대통령비서실장·안기부장·민자당 사무총장 기용설 등이 나돌고있다.<이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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