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화제>춤.93신세대 가을신작 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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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무용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춤.93신세대 가을 신작무대」가 11월8~15일 오후4,7시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펼쳐진다. 문예진흥원과 한국무용협회가 공동주최하는 이 신세대 신작무대는 재정적인 문제로 발표기회를 갖기 어려운 젊은 무용가들에게 작품 발표의 場을 마련해주기 위한 것.
지난해「춤의 해」를 맞아 젊은 무용인들에 대한 실제적인 창작활동 지원책으로 마련돼 큰 호평을 받았던「세계로 향한 젊은 춤꾼들의 가을잔치」의 맥을 잇는 무대이기도 하다.
이번 신작무대에는 지난7월 42명의 신청자중 엄격한 오디션을거쳐 최종 선발된 최귀현.이명진.황미숙.한금련.윤미라.김원.김금선.박미순.김남식씨등 9명의 무용가가 참가한다.
장르별로는 한국무용이 4개팀으로 가장 많고 발레 3개팀,현대무용 2개팀의 순.서울이 7개팀으로 압도적이며 지방팀으로는 대구(박미순)와 전북(김원)등 2개팀이 참가한다.
첫날은 최귀현씨의 발레작품 『回歌』와 이명진씨의 한국무용『사이섬』및 황미숙씨의 현대무용『꿈을 저장하는 여자』가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4명의 군무로 펼쳐지는 『회가』는 물질문명의 영향을 받지 않은 인간의 순수한 영혼을 노래한 작품.
역시 4명의 군무인『사이섬』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민족혼을 지켜온 간도라는 상징물을 통해 우리의 땅과 뿌리에 대한 성찰을 표출해낸 작품이다.
『꿈을…』는 3명이 엮어내는 춤으로 여성문제를 파고든 작품으로 자본주의사회에서 전개되는 성의 상품화에 대한 비판과 여성들의 반성을 담아낸다.
둘쨋날은 한금련씨의 발레작품『패러디 치게우너바이젠』과 윤미라씨의 한국무용 『물그림자』및 김원씨의 현대무용『충격』이 각각 선보인다.
『패러디…』은 인간의 본질과 존재에 대한 물음을 풀어나간 작품. 『물그림자』는 물그림자처럼 잡힐듯 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춤의 세계를 2인무로 담아낸다.
『충격』은 현대젊은이들의 부박한 삶을 고발한 작품이다.
마지막 무대는 김금선씨의 발레작품『흑조의 오후』와 박미순씨의한국무용『처』,김남식씨의 한국무용 『태양아래서』가 장식한다.
4명의 군무로 엮어지는 『흑조의 오후』는 여성들의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다룬 작품으로 백조의 영광보다는 소외된 흑조가 더 많은 것이 현실임을 일깨워준다.
2인무로 구성된『처』는 한국무용의 기본적인 춤사위를 기초로 하여 처용설화에 담긴 인간의 내면갈등을 표출하고 있고『태양아래서』는 나와 상대와의 관계 속에서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예진흥원은 참가팀에 작품제작비 4백만원씩을 지원하는 한편 무용협회측과 함께 포스터 제작,소극장의 무료 대관등 일체의 지원을 떠맡았다.
참가작들중 우수무용가로 선정되면 문예진흥원으로부터 해외연수등의 지원혜택을 받게 된다.
〈洪垠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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