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3共을 그리워하는 사람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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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6일오전 서울銅雀洞국립묘지에서 열린 故朴正熙대통령 14주기추도식은 새정부들어 3공화국 인사들이 대규모로 모인 첫번째 자리였다. 3共인사群은 한결같이 최상의 언어로 朴前대통령을 찬양하면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3共평가에 대해서는 反論을 제기했다. 추도식을 주관한 민족중흥회의 白南檍회장(舊共和黨의장)은 古語體를 구사하며『당신님의 치적은 엄연한 실존이고 永遠不忘의 現存』이라고 숭앙했다.그는 『확 트인 農路,농가의 TV안테나,고속도로의 속도감,빌딩숲,공단의 굴뚝,올림픽과 엑스포 에서 각하의 現存을 느낀다』고 추모의 念에 젖었다.
白회장은『현재의 인기보다 먼 후일의 역사에 그 판단을 맡기시고 편히 쉬소서』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70년대 경제개발정책을 이끌었던 南悳祐前국무총리는『많은 국민은 지금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던 60,70년대를 신화처럼 그리워하고 있다』고 추모했다.
그는 또『위대한 지도자에게는 毁譽褒貶,즉 칭송과 비방이 따르게 마련』이라며 고인의 마음을 달랬다.
民自黨대표로 국회연설을 하느라 늦게 도착한 金鍾泌민족중흥회명예회장은 인사말의 대부분을 自責에 돌렸다.
그는『(3共인물중에는)내가 아직도 정계에 남아있는 몇사람중 하나인데 어른을 제대로 모시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이들의 한결같은 주장은 朴前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잘못됐으며 그 탓이 자신들의「不德의 소치」라는 요지였다.
그러나 朴대통령 시절 역사의 어두운 구석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었다.
역사는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이 함께 평가되어야 한다.
추도식의 감정이 歷史의 평가로 이어질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자신들의 생각대로 故朴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잘못된 것이라면 1년에 한번 서러운 감정을 쏟아내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잘못은 인정하되 잘한 점을 공정하게 평가받으려는 객관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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