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워싱턴 범죄대응 아이디어-가로등에 총소리 탐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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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미국의 워싱턴DC가 날로 늘어나는 범죄를 막을 길이 없자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
워싱턴DC는 잠수함 음향탐지기원리를 이용,총소리가 나는 즉시이를 경찰이 감지해 출동할 수 있는 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다.세계 최대 군수업체인 얼라이언트 테크시스팀社가 고안한 이 장치는소형 마이크와 컴퓨터를 내장한 소프트볼 만한 크기로 우범지역의가로등이나 전봇대에 설치하게 된다.
이 장치는 내장된 컴퓨터로 총소리와 폭발음을 자동차 소리 등과 분리해 즉각 무선으로 경찰 상황실에 송신하고 지체없는 경찰의 출동을 가능하게 한다.지금의 출동 시스팀으로는 주로 신고에의존,순찰중인 패트롤이 현장에 도달할 때쯤이면 이미 범인이 도주한 후이기 때문에 검거에 많은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얼라이언트社는 현재 산탄총에서 자동소총에 이르기까지 음향신호를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미연방수사국(FBI)의 협조를 받아개발중에 있다.이 기술이 완성되면 소음기를 장착한 총의 소리라도 탐지해 낼수 있으며 심지어 범죄에 사용된 자 동차의 도주 방향까지 감지해 낼 수 있어 범인검거에는 획기적인 장치가 될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방정부의 예산지원이 이루어지면 95년 6월부터 본격 가동될이 시스팀은 워싱턴DC 우범지역내 수천개의 전봇대에 설치될 예정이며 수십분의 1초 안에 총소리 신호를 경찰 상황실에 보내게된다. 얼라이언트社는 해군함정과 잠수함에 쓰이고 있는 새로운 기술을 민간분야에 응용하기 위한 회사정책의 일환으로 이같은 아이디어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얼라이언트社가 이 시스팀과 관련해 연방정부에 신청한 금액은 5백50만달러(약 44억원)로 국방기술 상업화에는 모두 2천7백여개의 기업이 참여,4억7천5백만달러(약 4천억원)를 연방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이 아이디어는 범죄에 시달리고 있는 경찰당국은 물론 워싱턴 당국으로부터도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어 실행이 확실시 되고 있다.이들의 지지이유는 대체로 경찰의 출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두 찬성만 하는 것은 아니다.범죄예방 활동가이며 목사인 앨버트 갤먼은 우범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갤먼은 이미 흑인들이 주로거주하고 있는 우범지역의 많은 정보들이 경찰에 흘러들어 가고 있는 실정에서 이같은「도청장치」는 결정적인 사생활 침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옹호론자들은 범죄자들에게 사생활은 있을 수 없다며 이같은 주장을 일축했다.워싱턴이 이 장치의 개발로 범죄와의 전쟁에서 그동안의 패배를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金祥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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