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이미지는 '머릿발'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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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용한 세상’ 김상경 아역으로 데뷔한 정일우는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차세대 꽃미남 배우의 자리에 등극, 소녀팬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그런 그가 최근 ‘정일우굴욕’사건에 휘말렸으니 그것의 중심은 바로 변화를 준 헤어스타일. 모 패션쇼에서 그가 선보인 짧은 헤어스타일은 그간 그가 보여주었던 세련되고 깔끔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인상을 풍겨 한때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이제껏 봐왔던 정일우의 미모는 정녕! ‘머릿발’ 이었냐’며 헤어스타일로 인해 달라진 그의 인상을 낯설어 했다.

정일우의 일명 ‘머릿발 사건’은 사람의 이미지에 헤어스타일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 이미지를 통해 대중 앞에 서는 연예인에게 헤어스타일은 스타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만드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헤어스타일이 스타의 정체성 자체를 결정한 가장 대표적인 예는 바로 심은하.
은퇴 이후 지금까지 청순 미인의 지존으로 불리는 심은하 또한 데뷔 초에는 영화 ‘아찌 아빠’ 등에서 진한 화장과 펑키한 헤어스타일을 선보였다. 그러나 그러한 헤어스타일은 동양적인 이목구비를 가진 그녀의 얼굴과는 다소 겉도는 느낌이었다. 그러던 중 드라마 ‘청춘의 덫’에서 선보인 차분하게 하나로 묶은 생머리가 단아한 외모와 맞아떨어지면서 현재의 품격 있고 단정한 스타일의 대표스타로 거듭날 수 있었다.

영화배우 장진영도 데뷔 초에는 긴 머리로 우아함을 강조했으나 다소 평범한 이목구비를 가진 그녀의 외모의 특성상 그녀의 긴 머리는 개성이 없어 보인다는 결점을 오히려 크게 부각시켰다. 그러나 공포영화 ‘소름’에서 파격적으로 선보인 짧은 번개머리를 시작으로 영화 ‘싱글즈’에서 상고단발(단발머리에 머리 끝부분을 뒤집는 파마로 하는 헤어스타일) 헤어스타일로 새로운 변형을 시도해 현재의 도회적이면서도 귀여운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에릭은 신화 데뷔시절 고수한 긴 단발머리로 특유의 뚜렷한 이목구비를 살리지 못해 신화 멤버 중 가장 존재감이 없는 멤버로 꼽힐 정도였다. 그러나 드라마‘불새’‘신입사원’등에서 그가 짧게 친 웨이브 머리는 그의 뚜렷한 이목구비와 잘 어울렸다. 세련되고 잘생긴 이미지로 어필하면서 ‘가장 성공한 가수 출신 탤런트’로 변신할 수 있었다.

페이스라인 성형외과의 이태희 원장은 “얼굴에서 머리카락이 갖는 심미적 기능은 얼굴 윤곽의 단점을 커버하는 한편 이목구비와 조화를 이루어 그 사람의 분위기를 결정한다”며 “헤어스타일의 변화로 그간에 갖고 있던 스타에 대한 이미지가 갑자기 깨질 수 있는 것도 헤어스타일과 얼굴의 결합을 통해 종합적으로 느껴온 이미지의 급작스러운 변화에서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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