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번지레한 “국내 최고급열차”/「새마을호」 너무 더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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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화장실 악취 코를 찌르고/식수·세면대 땟국 끼여/식당차 식탁보엔 담뱃불 구멍… 승객 서비스 “실종”
국내 최고급 열차인 새마을호가 관리엉망으로 3등열차로 변했다.
평소 하루 평균 경부선 54회,호남·전라선 18회,장항선 4회 등 76회를 운행하며 5만여명을 실어 나르는 새마을호 열차의 승객이용시설 관리상태가 엉망이어서 승객들의 불만이 폭발직전이다.
2일 낮 12시 부산발 서울행 새마을호. 객차 12량의 화장실은 거의 예외없이 불결하기 짝이 없는데다 악취가 진동해 이용하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8,9호차 사이 화장실은 종착역인 서울을 80여㎞ 앞둔 평택역을 통과할 무렵부터 쓰레기통이 오물 묻은 화장지로 넘치고 있는데다 바닥에는 화장지를 찾지 못한 어떤 승객이 대신 사용한 손수건이 나뒹굴고 있는 장면도 목격됐다.
바로 앞 남자용 소변기의 자동세척기는 고장난채 방치돼 역시 악취가 코를 찌르고 있었고,그 옆의 세면대에는 빠져나가지 못한 비눗물이 고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세면대 아래 휴지통 여닫이도 고장나 꿈쩍하지 않았고,이들 시설 모두 뗏국이고 지저분하고 보기 흉한 모습이다.
이에앞서 이날 오전 11시 서울발 부산행 새마을호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상태. 화장실옆에 설치된 살균 냉·온수기는 작동이 되지 않은채 불결하게 느껴지는 미지근한 물만 흘러 나오고 있을 뿐이었고,바로옆 1회용 종이컵 케이스에는 위생상태가 의심스러울 정도의 구겨진 컵들이 아무렇게나 수북이 쌓여 있었으나 그나마 컵이 아예 없는 곳도 있었다.
한달에 한두차례씩 부산출장을 다닌다는 이용호씨(34)는 『화장실은 아예 출발때부터 악취가 진동하는 중간쯤에서부터는 식수대·세면대에 휴지와 담배꽁초가 가득하거나 주변에 어지럽게 널려 불리하기 짝이 없다』고 불평을 털어놨다.
철도청 관계자는 이에대해 『열차운행중 화장실와 식수대 등 승객들의 이용시설물을 청소하고 점검할 인력이 없어 이를 알면서도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새마을호 탑승취재="정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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