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민족문화硏,한국고전문학전집 펴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소장 정재호)에서 펴내는『한국고전문학 전집』 1차분 10권이 나왔다.
이번의 1차분은 우리 고전문학의 중요작품을 모두 정리,현대문으로 옮긴다는 목표아래 연구소가 2백권 분량으로 기획한 시리즈의 첫 결실이다.
전집은 앞으로 해마다 10~15권씩 나올 예정이다.
연구소는 지난 91년 초 저명한 국문학 교수들로 기획및 편집위원회를 구성,작품을 선정하고 같은 해 10월 해당 분야 전문가들에게 집필을 의뢰했었다.우리 고전문학 작품들을 부분적으로 정리하려는 노력은 그동안 여러차례 있어 왔으나 책 임있는 연구기관의 주도로 국문학 분야의 대표적 학자들이 대거 참여한 전집형식의 작업은 이것이 처음이다.
1차분 10권의 집필자는 김대행.이상택.이종묵(서울대),김흥국.인권환.전경욱(고려대),황패강(단국대),소재영.장경남(숭실대),최강현(홍익대),이종찬(동국대),차용주(서원대)교수다.『시조Ⅰ』은 시조 발생 초기에서 조선 중기까지의 작 품 1천여수를 싣고 있으며『사설시조』는 조선 후기 시가 양상을 전면적으로보여주고 있는 필자미상의 사설시조를 한데 묶고 있다.
『가사Ⅰ』은「역대전리가」에서부터 조선 중기의「회심곡」까지를 싣고 있다.
고대소설로는『임진록』『숙향전.수영낭자전.옥단춘전』『토끼전』『화산중봉기.민시영전.정두경전』등이,극으로는『민속극』이 들어있다. 한문학 작품으로는『양원유집.해학유서.명미당집.소호당집』과『원감국사가송.근재집.익재집.급암집』등 선인들의 개인문집을 싣고있다.각권의 분량은 4백80쪽 안팎이며 값은 1만5천원씩이다.
이 전집은 원전만을 影印하거나 현대어만으로 번역,윤색된 것이주류를 이루던 체제를 탈피해 원문과 현대역을 동시에 실어 전문학자에게 원전연구의 자료가 되면서도 일반인의 감상이 쉽도록 했다.또 각 작품에 내용이 조금 다른 異本이 있을 경우 이들을 함께 올려 그 내용차이와 변화상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
각 쪽마다 이해를 돕기위한 자세한 주석을 달았고 특히 작자 등이 확정되지 않고 논란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그대로 밝혀 현재의 쟁점을 알 수 있게 했다.
연구소는 앞으로 이 전집의 주요내용을 데이타 베이스 시스팀으로 전산수록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어 국문학 연구자료의 전산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두산그룹 연강재단의 지원을 받아 91년 시작된 이 사업은 국문문학과 한문문학.구비문학 등을 망라한 우리 고전문학 전체를 전집으로 정리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에서는 이미 50년대에 1백여권에 이르는『일본고전문학대계』의 간행에 착수해 66년 완간했고 북한은 지금까지『조선고전문학전집』을 30여권 내고있다.
연구소는 오는 27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1차분 간행 기념학술발표회를 열어 고전번역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지적,검토하는 행사를 갖는다.
학술발표회에서「고전번역의 제문제」를 담당한 소재영교수(숭실대)는 원전 중심 해석의 중요성을,「고전의 현대적 이해」를 맡은정하영교수(이화여대)는 현대어로 번역해야 할 당위성을 각각 강조하는 상충된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뜨거운 토론 이 예상된다.
〈趙顯旭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