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목동 환호관중,동대문 야유관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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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프로축구 주중경기가 치러진 25일 서울 목동및 동대문운동장에서는 대조적인 경기가 벌어졌다.
빗방울이 가끔씩 떨어지는 을씨년스러운 날씨속에 운동장을 찾은극성팬들은 각각 2천명이 채 안됐지만 목동의 관중들은 환호성을지르며 박수를 보내기 바빴고,동대문의 관중들은 성의없는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을 향해『똑바로 해라』는 야유 를 퍼부었다.
목동에서 벌어진 일화-포철전은 1-0의 스코어가 말해주듯 화끈한 경기는 아니었지만 끝까지 투지있게 싸우는 선수들에게 관중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일화가 1-0으로 리드하던 전반 28분 일화선수 한명이 퇴장당하는 바람에 관중들의 대부분은 이후부터 재미없는 경기가 될것이라고 예상했다.
흔히 그래왔듯 승리를 지키기위해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칠 것이라던 예상은 빗나갔다.
최근 무서운 기세를 올리고있는 일화선수들은 한명이 부족한 가운데서도 물러서지 않고 공격을 계속함으로써 일진일퇴의 공방전을전개했다.오히려 후반 종료직전 결정적인 찬스를 두번이나 만들어일화팬들을 즐겁게 했다.
그러나 동대문경기는 3골이나 터졌지만 부정확한 패스,60년대에서나 볼수있던 골대를 엄청나게 벗어나는 슛,열심히 뛰지않는 선수들은 열성팬들을 화나게 하기에 충분했다.
관중들은『박진감 넘치는 경기 해라』『너희들이 프로냐』『고등학교 선수들하고나 경기해라』『돈이 아깝다』는 소리를 마구 질러댔다. 그러다가 후반43분쯤 유공의 河在勳이 멋진 다이빙헤딩슛을날리자『그래,골 안들어가도 좋아.그게 프로야』라는 찬사가 터져나왔다. 연일 관중들로 만원을 이루는 프로야구에 비해 썰렁한 스탠드를 바라보며 경기를 해야하는 프로축구 선수들은 흥이 안날수도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이 왜 축구장을 찾지않는지 선수.구단관계자들은 곰곰 생각해야 할 문제다.
〈孫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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