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동향에 신속한 정책대응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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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고 각종규제조치를 대폭 완화하여도 좀처럼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경제 팀들이 초조해 하고 있다. 또한 외신들도 아시아의 일부 국가 이외에 일본·미국·EC등 선진공업국들이 경제침체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고 전한다. 최근 국내외 경제여건이 급변하고 있고 세계적인 경제침체현상은 구조적인 요인에 의해 파생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으니 경제 팀들은 국내외 경제상황을 여러 각도에서 새롭게 점검, 문제가 있다면 신속히 정책방향을 수정해 나가야 국민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우리경제를 보다 더 튼튼하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경제여건이란 무엇인가. 첫째, 국내외적으로 기상이변이 있어 농작물의 대 흉작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여건은 물가 및 국민경제를 불안케 할 변수들이다.
셋째, EC의 통화체제 불안 및 미국경제후퇴로 엔화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하여 우리의 원 화가 과도하게 절하되어 수출에는 다소 도움이 되겠으나 수입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넷째, 중국이 그동안 과열된 경제를 진정시키기 위해 긴축정책으로 급선회하고 있어 유일한 확대수출시장도 축소될 전망이다.
다섯째, 선진공업국의 경제회복이 예상보다 더 더디다는 점이다. 미국은 90년부터 4년째 경제가 침체상태며 미 클린턴 정부의 대폭적인 재정적자감축은 장기적으로는 미국경제에 도움이 되겠으나 중단기적으로는 힘들다는 점이다. 일본도 92년부터 심각한 경제 침체에 놓여 있으며, 특히 일본은 생산능력이 너무 과잉상태고 엔화강세로 경쟁력을 상실한 제조업체는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다. EC 역시 93년 1월1일부로 경제통합을 하였으나 통합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경제가 침체상태에 있으며 실업자가 10%대를 넘고 있어 독일·프랑스 등에서는 외국노동자를 추방하여야 한다는 극우적 민족주의마저 대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하에는 수출의 대폭적인 증대는 곤란할 것이며 물가를 4∼5%대로 안정시키기가 사실상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어두운 상황은 내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경제 팀은 세계경제의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될 때까지는 수출증대가 매우 제한적일 것이므로 내수 쪽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이 경우 부동산 및 주식시장의 침체에 따른 중산층의 자산소득 감소와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소득이 감소하여 민간소비가 축소되고, 특히 국내외 경제침체로 민간투자는 크게 기대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면 공공부문에서 담당할 역할 등이 신중히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김형재<경기도 안산시 고잔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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