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외환시장 혼란 지속/프랑화 계속 하락… 한때 최저가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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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각국,독 고금리정책 맹비난
【파리·베를린·런던 로이터·AFP=연합】 유럽공동체(EC)가 유럽통화제도(EMS)의 붕괴를 막기위해 환율변동폭을 대폭 완화한 가운데 2일 개장된 외환시장에서 프랑스 프랑화가 한때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유럽의 통화 불안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환율변동폭이 종전 상하 2.25%에서 15%로 확대된후 이날 처음 문을 연 외환시장에서 프랑스 프랑화 등 유럽 주요 통화는 2%에서 6.7%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거듭,한동안 불안정·동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프랑스 프랑화는 이날 외환시장에서 마르크화에 대해 3.4810 프랑으로 출발해 한때 사상최저치인 3.5307 프랑까지 떨어졌다가 3.5150 프랑으로 장을 마감했다.
또 마르크화에 대해 3.8925 크로네로 출발한 덴마크 크로네화는 이날 하루 6.7% 떨어져 4.1550 크로네로 거래를 마쳤고,벨기에 프랑화도 마르크당 20.9프랑에서 21.4프랑으로 주저앉았다. 이밖에 스페인 페세타화,포르투갈 에스쿠도화도 각각 2%,2.3%씩 내리는 등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경제분석가들은 이날 외환시장 거래결과가 지난주와 비교할 때 다소 온건한 편이었다고 분석하면서 프랑스 등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해당 통화의 가치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유럽각국은 이처럼 통화위기가 조기에 진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음에 따라 독일정부의 통화정책을 비난하고 나섰다.
에두아르 발라뒤르 프랑스 총리는 『독일이 통일 후유증으로 고금리정책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환투기를 유발했다』고 지적하고 독일 마르크화가 환율조정장치(ERM)에서 일시 탈퇴할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폴 니루프 라스무센 덴마크총리는 ERM이 유지되는 형식을 취했으나 「사실상 기능이 중지된 셈」이라고 논평했다.
이에대해 헬무트 슐레징거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는 『다른 통화를 부양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으며,테오 바이겔 독일 재무장관도 통화시장의 혼란은 투기에 의한 것일뿐 EC의 경제상황을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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