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온이 대체 어떤 차길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알리온

지금 누리꾼 사이에서 '알리온'이란 자동차를 놓고 시끌벅적하다. 한국 내 베스트셀러 카인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세단 아반떼와 동급이면서도 성능은 더 좋은 반면 가격이 싸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7일 오전 온라인상의 자동차 뉴스 면은 온통 "알리온이 동급인 현대차의 아반떼에 비해 성능은 월등한데 가격은 싸다"라는 기사로 채워졌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이날 알리온이란 단어가 단숨에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의 최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 내용이 맞는 것일까?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팔리는 것을 무시한 채 가격만 놓고 비교한다면 알리온이 싸다. 알리온은 도요타자동차가 지난 6월 내놓은 준중형 세단으로 1.5ℓ 고급형(CVT·무단변속기)의 일본 내 소비자 가격이 185만 8500엔(약 1440만원·이하 7일 기준)으로 아반떼 1.6ℓ프리미어(자동 4단·1620만원)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이는 단순 비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현대자동차의 주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물론 이 같은 차이는 일본 엔화의 저평가와 한국과 일본의 과세 제도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라고 강조했다. 엔화의 매매 기준율은 100엔당 776.2원. 지난 6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최근의 엔화 가치는 20년 만에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반떼

실제 알리온이 당장 국내에 수입된다면 차량 가격은 얼마나 될까? 수입차에 붙이는 관세 8%를 붙인 가격에 특소세 등 각종 세금 17.15%를 더한다면 아반떼보다 더 비싸진다.
 
또 하나는 연비 논쟁이다. 도요타자동차는 알리온의 연비를 ℓ당 18㎞라고 밝혔다. 아반떼(13.8㎞/ℓ)보다 30% 가까이 경제성을 보인다.
 
도로 여건이나 운전자의 습관을 감안하더라도 최소 20%는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한 달에 기름값으로 20만원을 쓰는 운전자가 1년에 48만원, 10년이면 500만원 가까운 돈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어느 정도 연비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 한국과 일본의 연비 측정 기관 및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에서도 자체 연비와 수출용 차량의 연비가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실내 디자인 및 옵션은 난형난제라는 분석이다. 알리온의 경우 실내를 플라스틱과 나무 무늬 장식으로 조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여기에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중형차 이상의 고급 모델에만 적용되는 스마트키 시스템과 버튼식 시동 장치를 장착했다. 또한 기본으로 장착된 5.8인치 액정 모니터는 후진 시 차량 뒤편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해 줘 일반 서민들도 '부담없이' 고급 승용차에 버금가는 차를 모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아반떼는 중형차용인 16인치 고급 알로이휠과 가죽 시트를 적용했다. 단순한 가격 비교로 인해 현대차가 '엉뚱하게' 고역을 치르는 양상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현대차는 독과점을 이용해 차량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한다는 비난에서 피해 가기 어려워 보인다. 객관적이면서도 질 높은 서비스와 품질로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일간스포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