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펴줄 취미활동에 중점을-교사가 조언하는 어름방학 자녀지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15일부터 상당수 국민학교가 방학에 들어가는 등 초·중등학교의 여름방학이 눈앞에 바짝 다가왔다. 벌써부터 각 가정 주부들은 개구쟁이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알찬 방학을 보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태산같다.
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열 때문에 각종 과외로 평소에도 어깨가 축처진 어린이들. 그리고 시험지옥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중고생들. 방학동안에도 이들에게 「주리를 틀듯」학습만 강요해야 할까.
참교육을 지향하는 교사 3명으로부터 여름방학 지도요령을 듣고 곰곰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본다.
◇이귀윤교장(이대부속국교)=어린이들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공부를 많이 한다. 대학은 6월 중순부터 방학에 들어갔다. 평소에도 학원을 3∼4곳 다니는 어린이들이 꽤 많다. 방학동안에는 풀어주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째, 글쓰기를 지도하도록 권한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글쓰기다. 「글재주」를 지도하기 보다는, 마음을 정리하고 화를 발산하며 풍요롭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유롭게 일기를 쓰도록 해보자.
둘째, 야유회·여행등 자연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가급적 많이 만들어주자. 도회지 어린이들에게는 특히 중요하다.
셋째, 가장 부족한 학과를 보충토록 한다. 스스로 부족한 것을 생각해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지도한다.
◇박수연교사(여·서울 방화국교)=자유롭게 해준다고 「방치」해서는 안된다. 안전성에 유의, 사고가 나지 않도록 보살펴야 한다.
과제는 「탐구생활」에 맞춰 글짓기·그리기·독후감쓰기를 지도하면 좋겠다.
비만아가 부쩍 많아지고 있으므로 부모 형제와 함께 아침체조 하는 습관을 방학중 길러주도록 권하고 싶다.
사회교과에 나오는 곳을 돌아보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예컨대 해안·산간지형, 다목적댐의 특성을 알 수 있도록 하는 등 배려가 필요하다.
글짓기·속셈 등 「기술적인」학원과외는 응용력을 키우는데는 썩 좋지 않다.
그보다는 서예·탁구·배드민턴 등 예체능 계통을 취미생활로 하도록 권한다. 어린이가 가장 자신있는 것을 골라 특기화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겠다.
◇김교인교사(서울 문정중 교무주임)=고교생들은 안타깝지만 현실적으로 학습이 우선일 수밖에 없겠다.
그러나 중학생의 경우 국·영·수 등 과목을 보강하되, 학습을 벗어나 다소 느슨하게 방학을 보내도록 무게중심을 잡는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억압된 생활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도록 여행을 권한다.
부모님들은 특히 시험공부의 굴레를 참지 못해 불행한 결과를 빚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김영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