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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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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술로 대접”… 청와대 외빈맞이 혁신/“문민정부 특징살려 우리멋 보여주자”/클린턴 방한맞춰 문배주칵테일 개발
국산술이 클린턴 미 대통령 방한때 공식만찬 칵테일로 등장한다.
문민정부의 특징을 부각시키기 위해 고심해온 청와대는 지금까지 국빈만찬에 내놓던 고급와인·샴페인 대신 국산술 문배주를 쓰기로 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결정은 가급적 외국적인 것은 모방·답습을 피하고 우리 고유의 멋을 되찾자는 취지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문배주는 90년 9월 남북총리회담 당시 우리측의 대표적 전통술로 공식석상에 선보인 이래 노태우대통령의 모스크바·워싱턴·유엔·캐나다 순방때 교민상대의 각종 연회에 사용됐었다. 91년 4월 방한한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보드카보다 훌륭하다고 말해 상당량을 실어 보낸적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클린턴 대통령 일행에게 독한 문배주를 그대로 내놓는 것이 문제가 있을 것같아 제조회사에 칵테일로 개발해 줄것을 주문했다. 이에따라 제조사는 수백가지의 조합시험결과 「문배 로열」 「문배 플라워」 「문배 에일」 등 세가지를 공식만찬 칵테일로 선정.
문배로열은 문배주원액에 레먼주스 등을 넣고 치자로 노란색깔을 냈으며 문배플라워는 베르무트(달콤한 백포도주) 등을 섞었다. 문배에일은 진저엘·레먼 등을 혼합한 것으로 문배플라워와 함께 여성취향에 맞추었다.
제조사측은 개발한 세가지 칵테일을 호텔신라·워커힐 등 특급호텔에서 무료 시음회를 열어 외국인들의 호평을 받았다. 청와대는 이를 지난달 김 대통령 초청 외신기자 다과회에 내놓아 찬사를 받았으며,클린턴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국빈접대용으로 굳히기로 했다.
홍인길 청와대 총무수석은 『우리가 주최하는 파티에 우리술이 주가 되는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신한국다운 면모를 보이기 위해서도 이같은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미 외빈환영만찬의 쇄신책으로 ▲복장을 연미복에서 평복정장으로 바꾸고 ▲만찬초청대상을 2백명 선에서 80여명 선으로 축소하는 등 노력해왔다.<김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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