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트나잇 쇼」진행 데이비드 레터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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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미국 NBC-TV의 심야인기토크쇼 「레이트나잇 쇼」의 진행자 데이비드 레터맨이 최근 4천2백만달러(한화 약3백36억원) 라는 엄청난 개런티를 받고 CBS-TV로 이적, 미국 TV방송계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레터맨은 지난달 25일 고별 쇼를 끝으로 그동안 같은 회사에 몸담아온 「투나잇쇼」의 제이 레노, 폭스TV 「아시니오 홀 쇼」의 흑인진행자 아시니오 홀과 2억 시청자들을 놓고 토크쇼 전쟁을 벌이게 됐다.
내달 30일부터 CBS에서 활약하게 되는 레터맨은 지난 11년간 대학생 등 젊은층으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받으며 레이트나잇 쇼를 이끌어 왔다. 레터맨의 인기는 그의 순발력 있는 재치와 예상을 뛰어넘는「엉뚱한 진행」에서 비롯된다.
레노와 홀이 초대손님들에게 공손한 반면, 레터맨은 특유의 냉소적 유머로 그들의 가식을 철저히 추궁한다. 몇 년 전 레이트나잇쇼에 초대받은 영화배우 실리 매클레인은 『윤회를 믿으며 나는 전생에 그리스 왕족이었다』는 말을 했다가 레터맨으로부터 봉변(?)을 당했다. 레터맨이 매클레인의 주장을 계속 물고늘어지는 바람에 매클레인은 진땀을 빼고 울상이 된 적이 있다.
또 레이트나잇 쇼는 수박더미를 철길에 쌓아놓고 기차를 돌진시키거나 우유를 가득 채운 3m 높이의 대형 유리컵 안으로 레터맨이 뛰어드는 등 특이한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치기를 만족시켜 주었다.
레터맨이 NBC를 떠나게된 것은 지난해 5월 토크쇼의 황제 조니 카슨이 투나잇쇼에서 은퇴하면서 후임을 자신 아닌 레노로 결정한데 따른 보복이라는 게 중론이다. 당시 레터맨은 심한 불쾌감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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