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균형 잡힌 영양학 지식은 질병치료 큰 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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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적은 성인병과 암일 것이다. 이들 질병을 예방하고 평소 건강수준을 증진시키는 여러 가지 방법 중 영양관리가 가장 중요한 분야로 꼽히고 있다. 식이를 통한 질병예방과 건강 증진 법에 대해 알아보는 시리즈를 주 1회 게재한다. 【편집자주】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서적이나 매스컴을 통한 지식보급이 활발해지면서 진료실에서 「해박한」건강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적지 않게 만나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그 중에는 잘못 알고 있는 부분도 많아 오히려 건강을 해롭게 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예로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기는 하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지 않은 사람이 지방섭취를 제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서구와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의 지방섭취는 오히려 건강을 위해 필요한 수준을 아직 밑돌고 있다.
식이 섬유도 마찬가지다. 섬유질이 체중조절과 변비개선에 도움이 되고 대장암 예방효과에다 종류에 따라서는 혈중 콜레스테롤 치를 낮추기는 한다, 그러나 서구에 비해 곡류·채소·과일 등을 통해 풍부한 섬유질을 섭취하고 있는 우리들은 섬유질을 보충할 이유가 별로 없을 것이다. 위염이나 위궤양 환자들에게 섬유질은 되레 증세를 악화시키며 몸에 필요한 각종 무기질의 흡수마저 저해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게다가 식사를 통한 건강법은 개개인의 건강수준에 맞게 개별적으로 행해져야 하는데도 천편일률적으로 보는 경향도 있어 문제다. 고혈압이 있는 50대 끽연가와 30대의 날씬한 여성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똑같이 높다하더라도 문제정도는 서로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또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섭취를 권장해야 하지만 요로 결석을 앓았던 사람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다. 똑같이 비만한 사람들도 의학적인 검사결과·체력수준·체지방 정도에 따라 체중조절 필요여부가 달리 결정될 수 있는 것이다. 건강한 삶은 균형 잡힌 건강지식과 합리적인 건강추구 행위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영양학은 건강과 질병관리에서 우리에게 가장 밀접한 분야다. 그럼에도 일반인들이 건강유지나 증진 또는 질병치료에 도움을 주기 위한 식이요법 방법을 알아볼 곳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질병치료보다 건강증진이 더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시대다. 이제는 의료인도 영양의학에 깊은 관심을 가질 때이며 일반인들도 건강영양학을 생활 속에 자리 잡게 해야 할 것이다.

<필자약력>
▲서울대 의대 졸 ▲서울대 박사과정(생화학전공) ▲미 하버드의대 비만치료과정 연수 ▲가정의학 전문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전임의사역임 ▲고려병원 가정의학과장(현) 【박용우고려병원 가정의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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