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차기 총선후보 “1강 3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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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하타 선두속 자민개혁파 결집 가이후 부상/범 보수대변 이시하라,하시모토도 유망주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 내각 불신임·중의원 해산으로 이제 막 출발선을 떠난 일본총선 경주에서 차기총리의 월계관을 쓰게될지 모를 인물들이 어렴풋하게나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자민당 「55년체제」에 최대 위기를 안겨준 역사적인 드라마의 연출자 하타 쓰토무(우전 자) 전 대장상이다. 그동안 자민당내 개혁추진세력인 하타파를 이끌어온 하타는 미야자와총리가 이번 국회에서 개혁할 의사가 없음을 비치자마자 야당이 제출한 내각불심임안에 찬표를 던지고 22일 자파 소속의원 44명(중의원 35명·참의원 9명)과 함께 자민당을 탈당했다.
○자민타도 야 공조
하타를 대표로 창당될 신당이 기껏해야 1백명정도의 후보를 낼 군소정당이 될것이 확실시되는데도 하타총리설이 급부상하는 이유는 어떻게든 자민당 집권체제를 깨야 한다는 야당의 공동목표 때문이다.
자민당이 비록 선거에서 참패해 과반수 의석을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제1당이 될 것은 거의 틀림없기 때문에 야당 입장에선 자당의 욕심을 드러낼 여유가 없는 것이다. 사회당의 야마하나 사다오(산화정부) 위원장이 지난 21일 야당공조체제를 위해 하타를 총리후보로 내세울 뜻을 비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다음으로 가이후 도시키(해부전수) 전 총리의 최근 행보가 주목을 끈다. 자민당내에 가이후를 중심으로 선거제도 게혁추진파들로 구성된 신세력들이 집결하는 움직임이 표면화되고 있다. 23일 가이후를 대표로 한 「자민당 정치개혁추진 의원연맹」이 발족,고모토(하본)파·가토(가등)그룹·미쓰즈카(삼총)파·와타나베(도변)파·무파벌의원을 망라해 개혁추진의원 약 60명이 이에 동참했다. 이들 개혁추진파는 보수파와 일선을 긋고 총선에서 자민당에 부는 역풍을 최대한 막는 한편 총선후의 정계개편에 대비하고 있다.
개혁추진파가 주도하는 가운데 자민당이 과반수에 조금 모자라는 의석을 차지하고 호소가와 모리히로(세천호희)의 일본신당·다케무라 마사요시(무촌정의)의 사키가케(선구) 등을 끌어들일 경우 가이후 총리설은 설득력이 있다. 한편으로 가이후의 개혁추진세력이 보수파와 결별을 선언하고 자민당을 뛰쳐나올 경우 야당공조체제는 가이후와 히타 사이에서 선택에 고민할 것이다.
○민자­공명 연합설
이러한 개혁추진세력과 신당바람이 일본국민들의 보수지향성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란 데 기대를 걸고 있는 자민당내 보수파들도 야권내 범보수세력을 결집해 수성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들은 특히 지금까지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온 공명당에 일정지분을 넘겨주고,자­공연합체제속의 총리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자민당의 실추된 인기를 감안해 차기총리후보 인기순위 1위인 이시하라 신타로(석원신태랑)나 하시모토 류타로(교본용태랑) 등을 총리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야마하나도 변수
현재의 야당세 가운데서는 인기가 급락했다고는 하지만 사회당이 제1야당임은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야당공조 마지막 단계에 사회당이 야마하나위원장을 총리로 내세우겠다는 욕심을 부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오랫동안 누적된 사회당에 대한 일본국민들의 거부감이 사회당출신 총리를 선뜻 수궁하기 힘든만큼 일단 「하타총리,야마하나부총리」의 중간과정을 거친 다음 사회당 출신 총리의 염원을 실현시키겠다는 계산이 더욱 타당성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막후교섭에 의한 이합집산에 길들여진 일본 정계에서 지금의 다크호스가 반드시 결승점에 선착할 것이라 보기 힘든 면도 있다.<김국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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