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수출 막겠다"|방북 앞둔 페레스「이」외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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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북한 지도자들을 만나 대이란 탄도미사일 판매를 단념토록 설득할 계획이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외무장관(71)이 지난해 10월부터 추진해 온 자산의 북한방문 계획이 성사 단계에 이른 지난 14일 이스라엘 라더오와의 회견에서 밝힌 내용이다.
페레스의 방북 목적은 「북한은 이란·시리아에 대한 핵 기술 및 탄도미사일 판매를 포기하고, 이스라엘은 해외 유대인실업가 등을 통해 10억 달러 상당을 북한에 투자하고 북한의 대미 외교통로 역할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협상을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48년 건국이래 안보위기를 벗어나 본 적이 없는 만큼 지난 48년 이라크의 오시라크 핵 기지 공중폭격을 비롯, 안보문제에 관한 한 상식이상의 강 공도 서슴지 않았다.

<"대미통로 역할도">
이같은 안보차원의 노력은 북한에 대해서도 강 온 양면에 걸쳐 그동안 끈질기게 추진되어 왔다.
대 아랍 무기유입 차단문제와 관련, 지난해 이츠하크 라빈 정권출범이래 해결사역을 맡아 온 페레스 장관은 총리를 비롯해 국방·외무·재무·교체·공보장관 등을 두루 거친 노동당 주도 연정의 2인자.
지난해 총 선을 앞두고 라빈 현 총리에게 노동당 당수 직을 넘겨줄 때까지 77년이래 노동당을 이끌어 온 라빈 총리의 최대 정적이기도 하다.

<라빈에 당수 이양>
그는 이스라엘 독립전쟁 참가이래 주로 무기구입 분야에서 수완을 보였다.
지난 55년 국방부 사무차관 재임 시에는 본국과 상의도 없이 프랑스와 7천만달러 상당의 무기구입 협정을 체결, 비밀협상가로 성가를 높였으나 공정치 못한 권모술수 가라는 어두운 이미지도 함께 갖게 됐다.
이스라엘의 항공산업·핵무기 개발계획도 그가 국방부 사무차관 재직 중 기초를 닦은 것이다.
그는 독선적 애국심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국방장관 때는 이집트와의 잠정평화협정(75년)서명·엔테베 구출작전(76년)으로, 총리 때는 레바논으로부터의 철수(85년)및 경제안정화 계획도입으로, 부총리 겸 재무장관 시절인 90년에는 점령지 처리문제와 관련해 거국일치내각 탈퇴로 자기확신을 전격적이고 비타협적으로 관철시켰다.

<"비타협적 독선가">
지난해 총 선의 노동당 승리도『이스라엘은 점령지의 경찰이 되기보다 중동의 건설자가 되야 한다』는 페레스의 주장이 먹혀든 데 힘입은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그 자신은 안보를 위협하는 독선적 행동도 서슴지 않을 인물이라는 의심을 받아 당수 직을 라빈에게 넘겨줘야 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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