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트리플 크라운 한번 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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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프로야구에서 10년에 한번 나오기도 어렵다는 '트리플 크라운'을 2년 연속 구경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한화의 류현진은 투수 부문(다승.탈삼진.평균자책점)에서 3관왕을 차지했고, 롯데 이대호는 타격 부문(타율.홈런.타점) 3관왕에 올랐다.

올해는 두산의 외국인 에이스 리오스가 류현진의 위업을 재현할 기세다. 7일 현재 리오스는 다승(14승4패) 1위와 평균자책점(1.78) 1위를 달리고 있다. 12승을 올린 다승 2위 레이번(SK)이 최근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있어 부상만 없다면 리오스의 다승왕이 유력하다. 평균자책점도 2위 정민철(한화)이 2.85로 1점 이상 차이난다. 탈삼진에서만 108개로 류현진(122개)에 이은 2위다. 하지만 류현진이 후반기 들어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3경기에서 12개의 삼진을 낚은 반면 리오스는 4경기에서 19개의 삼진을 잡아 간격을 좁히고 있다.

류현진은 탈삼진 1위 외에 다승과 평균자책점 모두 상위에 올라 2년 연속 트리플 크라운 가능성을 키웠으나 최근 세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고, 이 기간 평균자책점도 7.79에 달해 페이스가 처졌다. 다승 3위(10승)에 평균자책점은 8위(3.30)다.

타격에선 올 시즌 트리플 크라운급 활약을 펼친 선수가 유난히 많다. 이대호와 양준혁(삼성), 크루즈와 김태균(이상 한화), 브룸바(현대) 등이 시즌 내내 타율과 홈런, 타점 모두에서 선두 그룹을 형성해 왔다. 가장 유력한 트리플 크라운 후보는 이대호다.

이대호는 현재 타율 2위(0.338), 홈런 2위(22개), 타점 5위(65점)다. 한동안 선두를 지켜왔던 타율은 최근 부진으로 KIA 이현곤(0.346)에게 밀렸지만 8리밖에 차이나지 않고 홈런도 브룸바(23개)에게 단 1개 뒤져 있다. 타점은 공동 1위 심정수(삼성).브룸바(이상 70점)에게 5점 차이다. 이대호로선 최근 처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앞 타선에서 타점 찬스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 관건이다. 이대호가 2년 연속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다면 세계 야구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금자탑을 세우게 된다.

한편 7일 열릴 예정이던 LG-SK(잠실), 현대-두산(수원), 한화-KIA(대전), 롯데-삼성(사직) 경기는 모두 비로 취소됐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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