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경제 선생님] 우리집 소득 알려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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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아이들이 우리집 소득이 얼마냐고 묻는데 알려줘야 할까요?"

많은 경우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가정 소득을 알려주는 것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돈에 대한 현실적인 감각이 부족한 아이들이 생각보다 소득이 많다고 생각해 낭비하게 되거나 소득이 너무 적다고 기가 죽을까 염려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아이들이 가정의 수입과 소득에 관심을 갖는 것은 그만큼 경제에 대해 현실적인 관심을 갖게 된 것을 의미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아이라면 가정의 소득을 알려주셔도 괜찮다고 생각됩니다.

이 때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알려주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월급봉투를 직접 보여주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월급에서 미리 지불되는 건강보험료나 각종 연금, 세금 등이 얼마나 되고 한달에 실제 얼마를 소비지출에 사용할 수 있는지 설명해주세요. 가계부를 써오셨다면 그것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경제교육이 됩니다. 가계부를 들여다보면서 소득과 지출 등 가정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더 자세히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굳이 정확한 자료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어떤 보험을 얼마나 들고 있는지, 연금은 왜 들고 있는지, 은행 대출은 왜 받았고 그래서 어느 정도의 이자를 내고 있는지 등을 알려주세요. 또 아이들 교육에 들어가는 각종 학원비, 급식비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구체적인 금액으로 얘기해주세요.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가계는 물론 경제생활에 대해 훨씬 생생한 현실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어머니는 식탁 옆에 한달 소득, 가계의 지출 비용들을 항목별로 적어 붙여 놓았더니 아이들의 용돈 씀씀이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전하더군요. 어른들의 걱정보다는 아이들이 훨씬 경제원리를 잘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다는 사례입니다.

김정훈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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