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트집『비서일기』발간 신정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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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벌거벗고 거리에 서있는 것 같아 사진은 싫어요. 쑥스럽기도 하고요.』
『비서일기』의 저자 신정숙(34)씨는「얼굴을 내지 않는 조건으로」인터뷰에 응했다.
월간『말』에서 펴낸 이 책은 현직 여비서의 눈에 비친 직장인들의 살아가는 풍경을 쓴 콩트집이다.
PC 통신망 하이텔의 유머란에 지난해 11∼12월 연재돼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이야기들을 책으로 묶은 것으로 판권을 사간「신씨네」에서 올해 말까지 영화로도 만들 예정이다.
-현재의 직업과 그 동안의 경력은.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고교 졸업 후 서울의 대학에서 영어학을 전공한 뒤 취직해 10여년간 비서로 일했지요. 건설·제약·해운회사 등에서 여덟가지직책을 지닌 여덟 분을 모셨습니다. 지금도 같은 일을 하고 있구요.』
-주인공 오유경은 엄청난 정보통이면서 사내에 문제가 있을 때는 교묘하게 일을 꾸며 감쪽같이 해결하는 능력을 곳곳에서 발휘합니다.
당찬 비서 오유경을 옆에서 지켜보며 반성적 성찰을 하는 화자, 이 두 사람이 실은 저자 자신인 것으로 보이는데.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실린 내용들이 정말 실화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저는 상상력이 부족한지 없는 얘기를 꾸며낼 능력이 없어요. 여러 직장에서 정말로 있었던 일들뿐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그 많은 자격증들도 가지고 있나요.
『주산, 국·영 타자, 워드, 속기, 텔렉스, 국내 여행 가이드, 영어 가이드, 비서사, 바텐더 등 10개가 넘는 자격증을 갖고 있습니다.』
-사회적 활동도 엄청나게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
『하이텔 동호회 중 15개는 제가 창립 발기인입니다. 지금도「시사랑」「연극동」「자연사랑」회원이고 30대 직장인 동호회인「삼동회」의 총무 겸「원로방」봉사위원입니다. 법무부 갱생보호위원이고 연예인 환경보호회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여행을 좋아해 한길사의 역사기행엔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했었고, 지금도 우리 문화연구원의 역사기행과 한배달의 유적답사에 모두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봄바람』『딩동댕 유치원』등 동요도 작사했는데 그 모든 활동을 할 시간이 있습니까.
『시간을 집중적으로 쓰고 잠을 하루 4시간만 자면 가능합니다.』
-앞으로의 희망은.
『남한 땅은 거의 다 밟아보았으니까 앞으로는 세계일주여행을 하려고 자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결혼도 해야겠고 단편소설도 써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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