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해여부 컴퓨터게임 주부가 판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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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자녀들이 즐기는 컴퓨터게임 소프트웨어를 주부들이 직접 해본후 장단점을 분석, 발표해 화제다.
서울 YWCA 봉천 종합사회복지관(관장 조성토)의 사부자동화 강좌 수강동기들로 구성된 「주부 컴퓨터 모니터회」(회장송정행)의 회원 10명이 바로 그들. 이들은 기존 모니터 모임의 추상적인 사례조사와 달리 실제로 컴퓨터 키보드를 두들겨 게임을 해본 후 유해성 여부를 가려냈다. 이들은 28일 YWCA봉천복지관의 개관 1주년 기념식에서 활동 보고회를 갖고 모니터 결과를 담은 책자를 발간했다.
이들이 분석한 게임 소프트웨어는 모두 14종. 게임별로 내용을 소개한 뒤 어머니의 입장에서 평가를 내려「컴맹」부모들의 자녀교육에 참고가 되도록 했다.
이들이 자녀들에게 안심하고 권할 만한 게임으로 선정한 「테트리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빠르게 내려오는 블록들을 맞추어 한 줄로 정렬하는 게임. 「판단력·순발력을 요해 자녀의 두뇌개발과 부모님의 노화방지에 도움이 될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게임도중 나오는 사자의 입속에 든여자 얼굴은 어린이에게 섬뜩한 느낌을 준다」는 지적도 따랐다.
또 꼬마인간의 탈출을 돕는 내용의 「레밍스」, 동화적인 화면처리가 돋보이는「선사시대」, 미로찾기로 지능을 길러주는 「인디애나 존스」, 조각을 맞춰 그림을 만드는 「환상의 퍼즐」등이 건전 게임으로 「합격점」을받았다.
유해한 게임므로는 현재청소년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스트리트 파이터」가 단연선두.
상대방이 쓰러질 때까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계속 공격하는 잔인한 게임내용은 자녀들의 도덕성을 마비시켜 정신장애를 가져올 위험이 있다고 주부들은 평가했다.
이들 주부들이 모니터 모임을 결성한 것은 지난해 10월. YWCA의 컴퓨터강좌를 통해 모인 이들은 컴퓨터세대인 자녀들에게 건전한 게임을 골라주자는 취지로 모니터 작업에 들어갔다. 주부들은 자녀와 함께 게임을 직접 해본 후 주1회 모임을 갖고, 느낌을 교환하며 실제적인 평가를 내려갔다. 6개월만에 시중에 나온 게임 소프트웨어 대부분을「섭렵」한 이들은 프로그램을 구하기위해 한밤중에도 돌아다녀야했던 일이 큰 고생이었지만, 자녀들을 생각하면 절로 힘이 솟더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게임을 막지만 말고 좋은 것을 선별해 놀게끔 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나쁜 프로그램을 막을 호소력이 생기기 때문이죠.」 모니터회원 강희옥씨(38·서울봉천동)의 권유다.

<강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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