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서울 제주도민회|자립키우는 「 냥정신」돋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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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삼다(돌·바람·여자)의 고장인 제주에서 상경한 제주사람들은 아무 연고 없는 서울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마음 깊은 한구석에 「 냥정신」을 간직하고 산다.
「 냥」이란 「아낌」 또는 「절약」을 뜻하는 방언으로 제주사람들은 밥은 한끼를 굶는 한이 있어도 내집부터 마련, 「요망지게(야무지게)」 자립해 나간다는 것이 서울제주도민회(회장 김려만·72·신유건설대표) 간부들의 자랑이다.
지난55년 5월 발족한 제주도민회 초대회장은 제주오현고 설립자인 황순하씨(4대겸임·작고) 그 뒤로 부장환씨 (2, 3대·작고), 박충훈(전총리 5∼10대), 강재량(신진공고 이사 11∼13, 166대), 양성준 풍양산업회장(14, 17), 홍문중(전국회의원 15대)씨등이 도민회를 이끌어왔다.
현재 회원수는 15만여명.
도민회의 역점 추진사업은 장학사업이다.
68년 설립된 장학회는 지금까지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대학생 6백여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왔으며 지난해에는 53명에게 2천30만원을 지급했다.
올해예산 1억3천만원중 장학금은 2천5백만원.
장학금 수혜자인 장명봉 국민대법대학장이 이미 장학회의 상임이사를, 양영식 통일원 남북회담사무국자문위원이 장학회이사를 맡을 정도로 그 뿌리가 깊다.
지난해부터는 도민회를 보다 활성화하고 젊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도민의 날(매년10월 셋째일요일)에 갖던 야유회를 폐지하고 대신 장충동 자유총연맹운동장에서 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밖에 도민들간 대소사를 전달하기 위해 매월『도민회보』와 2년에 한번씩 회지『탐라』를 발간하고있다.
도민회는 올 10월까지 서울및 수도권거주 제주도민을 총망라한 회원명부를 작성, 도민의 날 행사에 배포할 계획.
또 제주방언의 보존 및 계승을 위해 10월중 제주에서 열리는 「한라문화제 사투리 경연대회」에 출전할 선수도 선발한다.
지난해 12월에는 감귤풍작으로 농민들이 판로에 어려움을 겪자 제주감귤 2천1백상자(15kg짜리)를 항공편으로 공수, 농협과 공동으로 판촉행사를 벌이기도했다.
김회장은 『앞으로 제주도민들의 서울생활을 돕기 위한 교육·법률·세무상담제도를 실시하고 고향물품 유통센터설립도 적극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전문교장관), 신용하(서울대교수), 강영희(연세대부총장), 김종배(서울고법부장판사) , 고재일(전건설장관), 김대지(독일대사), 김세택(덴마크대사), 신구범(농림수산부 기획관리실장), 이기빈(대기그룹회장), 김봉학(제주은행회장), 김영빈(수출입은행장), 현명관(삼성시계사장), 강경수(안국화재대표이사부사장), 현경대(국회법사위원장), 양정규(국회교체위원장), 변정일(국회의원), 서경보스님, 중광스님등이 학계·재계·관계·정계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탤런트 고두심, 소설가 현기영·고원정·현길언씨(한대교수)등도 돋보이는 제주의 얼굴이다. <정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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