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순·유학성의원 의혹/김 부인소유 빌딩 감추고 80억땅 8억신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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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유 처남 안양시장때 체비지 불하 등 드러나
6공때 국회의장·국회국방위 위원장 등을 지낸 거물급 의원들이 재산일부를 고의로 누락시키거나 법인으로 빼돌려놓고 신고했는가 하면 인척의 지위까지 이용,땅을 구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재순의원=전국회의장인 김 의원은 부인 이용자씨(61)가 사실상 소유주인 5층짜리 빌딩을 법인명의로 해놓고 주식보유분만 신고,20억원이상을 줄인 것으로 본사 취재진의 확인결과 밝혀졌다.
김 의원의 부인 이씨는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주)남천개발명의로 서울 서초동 1377의 1 대지 3백50평,연건평 1천4백11평규모의 지하2층·지상5층짜리 빌딩을 갖고 있으며 대지만 김모씨(69·여 서울 사당동)와 공동명의로 되어있다.
남천개발은 부인 이씨와 보일러기사·여직원 등 6명으로 구성돼 사실상 이씨의 개인건물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번 재산공개에서 부인 이씨 명의의 주식보유분 1천7백만원(1천7백주)만 신고했다. 이 빌딩은 시가 20여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김 의원은 또 이번 재산공개에서 본인 소유의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48 일대 토지가 7만2천2백74평방m라고 신고했으나 현지 확인결과 실제소유는 8만3천5백13평방m규모로 1만1천2백29평방m를 빼고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땅은 공시지가로는 55억6천여만원,시가로는 80여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현지확인됐으나 김 의원은 10분의 1로 줄린 7억9천5백만원으로 신고했다. 구리∼판교고속도로 토평인터체인지 부근인 이 땅은 김 의원이 공화당 원내총무 시절인 지난 71∼73년 사이 우모씨와 공동으로 매입한 뒤 88년 본인 앞으로 소유권을 이전했다. 김 의원 등은 매입 당시 5만8천여평이던 이 땅 가운데 2만9천여평은 그동안 팔아치운 것으로 밝혀졌다.
◇유학성의원=국방위위원장인 유의원은 지난 82년 처남인 안경진씨가 안양시장으로 재직(81년7월∼83년1월)할 당시인 82년 9월 안양시 제8지구구획정리사업때 체비지인 안양동 517 일대 1백80평을 부인 안부성씨(64) 명의로 불하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유의원부인 안씨는 이 땅을 예정가 1억3천2백6만원보다 불과 24만원(0.19%)이 많은 1억3천2백30만원에 불하받은 것으로 밝혀져 특혜의혹을 받고 있다.
유의원은 또 83년6월에 큰며느리 김순화씨 명의로 같은 구획정리사업지구였던 군포시 금정동 710 일대 체비지 1백46평을 예정가보다 39만원이 많은 6천4백80만원에 불하받았다. 부인과 며느리가 불하받을 당시 이들의 주소는 서울 이촌동 300의 83으로 되어 있었으며 안양에는 연고가 없었다.
안씨는 안양동 517 일대 땅을 91년 3월5일 중배(41) 중하(39) 중돈(37)씨 등 세아들에게 소유권을 분할해 넘겼고 93년1월21일 지하 3층·지상 10층,연건평 4천8백40평방m 규모의 빌딩을 신축했다.
24일 안양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문제가 된 안양동 517 일대는 현재 일반상업지역으로 분류돼 공시지가가 12억7천만원에 달하며 빌딩의 시가는 43억9천만원으로 대지·건물을 합친 총액은 56억6천만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의원은 이 대지·건물의 가격을 8억7천1백17만5천40원으로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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