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올 파동」 징코민/광고재개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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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새정부 출범후 선경측에 반격/특허만료도 앞둬 「다목적」 포석
지난해 소비자보호원이 동방제약의 혈액순환제 징코민에 메탄올이 함유돼 있다고 주장해 파동이 일어난후 10개월동안 중단됐던 징코민 광고가 대통령이 바뀐 것을 계기로 다시 시작돼 관심을 끌고 있다.
동방제약은 대통령 취임식 이후 새로 시작한 광고에서는 현역 국회의원인 이순재씨를 모델로 내세워 약효보다 『한많은 징코민 사연』 『그 진실을 아십니까』 『벙어리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징코민』 등과 같은 구절을 강조,메탄올 파동과 함께 동방제약이 겪은 피해의 부당성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방제약측은 『메탄올 파동이후 검찰과 보사부로부터 광고자제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정부당국의 무해 판정에도 불구하고 광고자체 요청을 받은 것은 경쟁브랜드인 기넥신을 생산하는 선경제약의 최종현회장이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사돈이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동방제약은 당분간 시청률이 높은 뉴스시간대를 중심으로 월 4억∼5억원 정도의 방송광고비를 쏟아부을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동방제약의 경쟁회사인 선경측은 이에 대해 『메탄올 파동으로 은행잎 추출제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져 기넥신의 판매량도 줄었다』며 『징코민의 광고재개로 은행잎 추출제의 판매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태연한」 입장.
그러나 선경측도 최근 최영한국민당의원(예명 최불암)의 부인인 탤런트 김민자씨를 모델로 광고하고 있어 양사는 1년6개월간의 특허분쟁에서 광고경쟁으로 무대를 옮긴 셈이 됐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번 광고재개에 대해 동방제약이 오는 4월 특허만료를 앞두고 다른 업체들의 본격적인 참여에 대비,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이 「대기업과 정부로부터 피해를 본 중소업체」라는 인식을 심어줘 미리 「점수」를 따두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4월 특허기간이 끝나면 대웅·광동 등 10여개 제약회사들이 잇따라 은행잎 제약시장에 참여할 예정인데다 외국회사들도 국내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어 동방제약으로서는 어느정도 시장을 내줄 수 밖에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남재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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