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디아·한국서 돈빼 대만·태국 간다

중앙일보

입력

아시아 증시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가 재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그간 많이 오른 중국과 인도 투자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대만과 태국 등 추가 상승 여력이 높은 곳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대만은 내년 3월, 태국은 오는 11월 선거가 예정돼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랠리가 기대되는 것도 비중을 높이는 배경이다.

씨티그룹은 내년 초 총통선거까지 대만증시 가권지수가 1만1971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일 종가 대비 29% 높은 수준이다.

태국 증시 SET지수는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외국인들은 하반기 선거 이후 정치적 안정을 되찾으면 증시가 랠리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홍콩 푸르덴셜애셋매니지먼트의 아쉬시 고얄 수석투자담당자(CIO)는 "중국과 인도를 포함해 한국증시의 조선업과 자본재업종, 에너지업종 등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하고 "대신 유틸리티업종과 통신업종, 소비재업종 등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증시도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아시아 증시 보다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홍콩 AXA인베스트메니저의 니겔 리차드슨 CIO는 "더 이상 아시아 주식이 싸지 않고 밸류에이션 면에서 유럽 주식이 더 매력적"이라면서 "다만 아시아 지역의 높은 성장세 때문에 아시아 주식의 매력이 더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아시아와 유럽 모두 괜찮지만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유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을 제외한 올해 아시아 기업의 예상 순익 대비 현재 주가, 즉 주가수익비율(PER)은 14배로 전세계 평균 14.8배에 근접했다. 유럽증시의 경우 이 보다 낮은 13.2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머니투데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