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핵잠수함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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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이 핵잠수함 개발과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재개한다고 국영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이 11일 보도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사진) 대통령은 10일 상파울루주 이페로 지역에 위치한 해군기술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향후 8년간 10억4000만 헤알(약 5000억원)을 투입해 핵잠수함을 건조하고, 원전 3호기 건설도 재개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해군은 1979년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처음 계획했으나 예산 부족으로 20여 년간 중단했다. 브라질 정부는 핵잠수함 건조에 해마다 1억3000만 헤알씩 8년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브라질 해군에는 재래식 잠수함만 5대 있다.

룰라 대통령은 "이전과 달리 지금은 자금이 충분하다. 우라늄 농축기술도 확보하고 있어 핵잠수함을 건조할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리우데자네이루주에서 20여 년간 공사가 중단된 앙그라 3호 원전을 2013년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1350㎿의 전력 생산이 목표인 앙그라 3호 원전은 상파울루.리우데자네이루 등 남동부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브라질은 현재 하루 평균 전력 생산량 657㎿인 앙그라 1호와 1350㎿인 앙그라 2호 원전을 가동하고 있다.

2009년 이후 대규모 전력부족 사태를 우려하는 브라질 정부는 2030년까지 4~8개의 원전을 추가 건설하겠다고 3월 발표했다. 브라질 정부는 원전 추가 건설을 통해 2030년부터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5% 이상을 충당할 계획이다. 이에 세계적 환경단체 그린피스 등이 크게 반발하고 있으나 브라질 에너지정책심의회는 2주 전 앙그라 3호 원전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룰라 대통령은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핵에너지를 지지해 왔다. 그는 "원자력은 깨끗한 에너지로 이미 브라질에서 시험을 거쳐 안전성도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정부는 자신들의 핵프로그램은 평화적이며 핵무기를 만들 의도는 없다고 설명했다.

세계 6위의 우라늄 보유 국가인 브라질은 67년부터 미국 등과의 협의 아래 핵에너지 개발 계획을 추진해 왔으나 예산 부족으로 중단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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