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8군 - 태평양 육군사령부 통합 '한반도 방위' 부대 창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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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위를 맡고 있는 미 8군사령부가 미 태평양 육군사령부와 합쳐 새로운 부대로 태어난다. 주한미군사령부는 10일 "미 8군사령부가 태평양 육군사령부와 통합돼 '태평양 UEy(Unit of Employment y)부대'로 바뀐다"고 밝혔다. UEy란 미군의 개혁 프로그램에 따라 만들어지는 군사령부급 지휘부대다. 미8군사령부는 6.25 이후 50여 년간 한반도 방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최근 해외 주둔 미군의 재배치 계획에 따라 미8군사령부가 폐지되거나 하와이에 있는 태평양사령부에 흡수 통합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미 육군은 태평양사령부를 지원할 새로운 UEy를 한국에 둘지, 태평양사령부가 위치한 하와이에 배치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한국 정부와의 협상 절차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태평양사 소속 UEy가 한국 또는 하와이 중 어느 한 곳에 배치되더라도 핵심 임무는 여전히 한반도 방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군에 따르면 태평양 UEy가 한국에 배치될 경우 소재지는 19전구지원사령부가 있는 대구로 갈 가능성이 크다.

미 육군이 미8군사령부와 미 태평양 육군사령부를 통합하는 것은 인원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다. 인터넷과 같은 원거리 통신 체계가 개선돼 지휘통제가 과거보다 수월해져 사령부가 어디에 있든 바로 옆에서 지휘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방위를 맡아 온 8군사령부와 태평양 육군사령부의 임무가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반영됐다.

UEy가 한국(대구)에 배치되면 한.미 양국의 대북 억제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태평양 UEy가 태평양 지역의 미 육군을 총괄 지휘할 수 있는 만큼 UEy가 한국에 있으면 한반도 유사시 필요한 병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데 편리하다. 또 전시작전통제권이 2012년 한국군 합참의장으로 넘어오면 UEy는 전시에 한국 합참의장의 지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 있는 미 7공군과 전시에 증원될 미 7함대 등과 신속하게 협조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북한 문제가 해결된 이후 중국과 대만 사이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는 상황이 복잡해진다. 태평양 UEy가 예하 부대를 지휘해 대만해협 사태에 개입할 소지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주한미군의 역할과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논란이 커질 수 있다.

대구 또는 하와이에 배치될 태평양 UEy는 장교를 주축으로 1000여 명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UEy는 3개의 UEx를 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군 자료에 따르면 3개의 UEx는 미 2사단, 하와이에 있는 미 25사단, 미국 워싱턴 주 포트루이스에 있는 미 1군단 등이다. 미 1군단은 조만간 일본 자마 기지로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UEy(Unit of Employment y)부대=미군은 UEy급 부대가 3~4개의 사단-군단급 지휘부대인 UEx를 지휘하도록 하고 있다. 미군은 5개의 UEy를 만들어 태평양사령부(PACOM.하와이).북부사령부(NORTHCOM.콜로라도).중부사령부(CENTCOM.플로리다 탬파).남부사령부(SOUTHCOM.플로리다 마이애미).유럽사령부(EUCOM.브뤼셀)를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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