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내년 1월께 첫 MD 공동 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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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이 이르면 내년 1월 처음으로 공동 미사일방어(MD) 훈련을 할 것이라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5일 보도했다. 훈련 지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상정, 동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서울의 한 군사소식통도 "양국 간 그런 계획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연구개발에만 주력해 온 양국의 MD 체제가 첫 공동 해상훈련을 통해 본격 운용 단계로 접어드는 것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독자적 MD 체제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일본 자위대는 MD 공동훈련에 앞서 올 12월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 SM3를 탑재한 최초의 MD 기능 탑재 이지스함 '곤고'를 하와이 해안에 파견, SM3 발사 실험도 할 예정이다. SM3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대기권 밖에서 파괴하는 요격미사일로, 일본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북한의 중거리 노동미사일(사정거리 1300㎞)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곤고호에 SM3 탑재 완료 시점을 예정보다 3개월 당겼다. 일본은 나머지 3척의 이지스함에도 2010년까지 SM3 탑재를 완료할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은 공동훈련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자위대의 곤고호와 미군의 이지스함이 해상에서 교신하고 정보를 분석한 뒤 역할 분담을 점검하게 된다. 동일 시스템을 탑재한 양국 이지스함의 공동훈련으로 전투력을 극대화한다는 것이 목표다. 또 기존의 자동경계 관제시스템을 개선해 탄도미사일 대처능력을 추가한 항공자위대의 저지(Judge) 시스템과 미군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와의 연계 시스템도 시험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 정보 공유가 불충분했던 점을 보완하는 훈련이다.

미국과 일본은 2003년 12월 MD 체제 구축에 합의하고 ▶요격미사일 ▶레이더 ▶지휘통제 및 통신 등 세 분야에서 시스템 정비.통합을 추진해 왔다.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면 도쿄에 떨어질 때까지의 10분 동안 두 나라가 역할을 분담해 요격하는 작전이다. 미군과 자위대는 올 1~2월 북한이 150발의 탄도미사일을 동시 발사하는 상황을 가상해 공동 도상훈련도 실시한 바 있다.

◆한국은=미국.일본과는 별도로 단독 MD 체제를 갖춘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 안보대회에서 "하층 방어 위주의 감시.요격 체계를 갖춘 한국적 MD 시스템을 내년부터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층 방어는 탄도미사일의 3단계(발사-중간 비행-낙하) 중 마지막 낙하 단계에서 요격하는 방어 방식이다. 독자 방어 체제와 관련, 국방부는 남한을 전방과 후방 2개 지역으로 나눈다는 전략이다. 전방 방어는 수도권 방어로, 2008년까지 독일에서 도입할 Pac-3 미사일 체계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후방 방어는 2012년까지 3척이 완성될 세종대왕함급 이지스함으로 부산.울산.진해의 군수지원 시설을 보호하는 것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서울=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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