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 1’ - 박용열(1929~)
달밤에
달이 밝아서
연잎 위에 청개구리
“퐁당”
달 따러 가네
속초 북쪽 아야진리에서 작은 병원을 차려 가난한 주민을 치료해 주던 시인이 1975년 내게 준 동시집 『엄마』에 실린 작품이다. 개구리의 마음은 동심이다. 울음주머니를 한껏 부풀려 울다 뚝 그치고 주위를 살피더니 ‘퐁당’ 물로 뛰어드는 청개구리는 내가 아니고 누구랴. 일본 하이쿠의 백미 ‘해묵은 연못이여/개구리 뛰어드는/물소리’보다 완선(完善)이다. 그럴 것이 개구리가 달을 따러 가지 않는가. 이백의 개구리? 시인의 고향은 저 함북 청진이다.
<고형렬·시인>고형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