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영남 민심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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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한반도 대운하 공약 마케팅을 벌였다. 22~24일 사흘 연속 부산.창원.밀양.대구.성주.구미 등 낙동강 주변 곳곳을 누볐다.

이 후보는 24일 경북 성주에서 열린 당원교육 행사에서 "대운하는 30년.40년 아니 100년.200년이 지나도 이 나라 국운 융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며 "외국 관광객이 유람선을 타고 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주 참외를 먹는 꿈 같은 현실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현 정권은 대운하를 죽이면 이명박이 죽는 줄 알고 있다. 남의 당 경선에 뛰어들어 자기들이 원하는 후보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짜는 정권이 어디 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내부적으로는 범여권과 박근혜 후보 측의 대운하 '협공'으로 영남권 지지율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2박3일간의 영남권 대운하 마케팅에 나선 배경이다.

이 후보는 낙동강 하구인 부산시 염락 둔치에선 점퍼 차림으로 장화를 신고 직접 강 주변의 오염된 흙을 삽으로 파냈다. 자신이 도입하려는 '강변 여과수' 방식으로 식수를 만들고 있는 경남 창원의 정수장에선 소독하지 않은 물을 마시며 "물 맛 참 좋다"를 연발했다. 밀양에선 하천 준설을 통해 채취한 골재를 팔면 대운하 건설 비용 상당부분을 조달할 수 있는 점을 부각하며 "정부가 돈을 대서 할 필요가 없다. 이게 봉이 김선달(이 했던 일) 같은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성주 당원교육에서 이 후보는 자신을 겨냥한 검증 공세에 대해 "재산이 어떻다, 뭐가 어떻다 난리가 났다. (숨겨놓은) 아이도 있다는데 한번 데려오라고 해라. 난 눈이 작기 때문에 눈만 보면 내 아이인 줄 안다"고 조크한 뒤 "누가 뭐라고 얘기해도 저만 믿고 함께 가 달라. 그래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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