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날 투표율 높았다/18일에도 춥다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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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영하=87년 89%,85년 85%/영상=81년 78%,78년 77%
날씨와 선거는 과연 상관관계가 있을까.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것처럼 추울수록 투표율도 떨어지고 여당에 유리한 것일까. 우선 이번 14대 대통령선거는 선거사상 가장 추운 날씨속에 치러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12일 주간예보를 통해 『대선투표일인 18일은 서울 영하8도 등 전국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5도 안팎의 강추위를 보이겠다』고 예보,신성한 한 표를 행사할 유권자들은 두툼한 외투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민자·민주 양당은 거의 매일같이 전국의 지역별 날씨를 기상청에 문의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옥외 및 옥내집회를 결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당은 12일 서울 여의도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도 기상청에 날씨를 문의하지 않아 기상청 관계자들은 『날씨와 관계없이 많은 청중이 모일 것으로 자신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아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같은 추운 날씨는 이번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반적으로는 날씨가 추우면 아무래도 투표율이 떨어지고 유권자들의 유세 참여율이 낮아 「바람몰이」를 주요 선거전략으로 삼은 야당보다 여당에 유리하다고 분석한다. 미국의 경우 「기온이 1도 내려가면 투표율도 1% 줄어들고 집권당의 득표율은 1% 증가한다」는 것이 속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반대로 날씨가 추울수록 투표율이 높은 「한고온저」현상을 보이고 있다. 87년 13대 대선(12월16일)때엔 전국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4.5도나 됐으나 투표율은 유례없이 높은 89.2%를 기록했다.
또 85년 2·12총선때엔 최저기온이 영하 0.4도를 기록하고 겨울비까지 내렸으나 투표율은 84.6%나 됐다. 반면 최저기온이 영상 1.8도였던 81년 3·25총선때엔 투표율이 78.4%에 불과했고 평균기온이 영상 4.1도로 높았던 78년 12·12총선때엔 77.1%에 지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투표율은 날씨와 관계없이 뜨거운 이슈가 있는지 여부와 「변화욕구의 정도」에 따라 높낮이가 결정됐던 것으로 나타났다.<박종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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