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묶여 있던 북한 자금의 송금 문제가 풀린 뒤 양 부장의 방북이 이뤄져 북핵 폐기 일정과 차기 6자회담 개최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현재 북.중 양측 실무진이 구체적인 의제를 협의 중"이라며 "양 부장의 방북 기간에 북한 핵 문제 등 양국의 관심사를 놓고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양 부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할지도 관심사다. 특히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을 방문해 북.미 접촉이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주목된다. 친강 대변인은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국무부의 최고위급 인사로서 북한을 방문하는 힐 차관보에 대해 "차기 6자회담을 이끌어 내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양국 관계를 개선해 한반도 안정,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 소식통은 "2.13 합의를 전후해 북한 핵 문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줄었고 미국에 끌려다니는 듯한 인상을 풍겨왔다"며 "양 부장의 방북을 계기로 중국 측이 역할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양제츠 외교부장은 이날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과 북핵 및 6자회담 문제를 놓고 전화로 의견을 교환했다.
한 외교 관계자는 "한.중 외교장관들이 북핵 폐기 초기단계 조치 이행에 관한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고 6자회담과 한반도 비핵화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각국이 노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