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 결론부터 말하세요 … 박근혜 후보, 따지듯 묻지 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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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얘기하는 게 좋겠다."

"박근혜 후보는 비판엔 능한데 대안 제시가 좀 부족하다."

한나라당의 세 차례 정책토론회를 지켜본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20일 이렇게 말했다. 그를 포함한 중앙일보 TV토론 분석 자문단이 '빅2(이명박.박근혜)'에게 일종의 '원 포인트 레슨'을 했다. '이것만은 고쳤으면 좋겠다'는 조언이다.

마지막 토론회는 28일이다. 후보들로선 일종의 숙제를 떠안은 셈이다.

◆이명박 후보

①'난 할 수 있다'는 말을 줄이는 게 낫다=이 후보는 예산 절감과 서민 임대 아파트 등 경제 정책을 두고 "계획을 세울 수 있지만 실천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해 보지 않은 사람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곤 "난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 지원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낼지에 대해서도 "(우리는) 오늘날의 경제를 이뤘다. 북한도 그렇게 하면 된다"고 답했다.

토론회 초기엔 "경험에서 나온 실행력이 느껴진다"(이정숙 스피치 전문가)는 분석이 있었다.

그러나 점차 비판적인 평가가 늘고 있다. 연세대 황상민 교수는 "'하면 된다'는 걸 뛰어넘어 보다 전문적인 식견을 보여줘야 한다"며 "결과만 좋으면 모든 게 좋을 것이란 인상만을 주고 있는 게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②결론부터 말하는 게 좋겠다=이 후보는 이산가족면회소를 판문점에 설치하는 방안을 두고 "동해에도, 서해에도, 중국에도 만들어 (이산가족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만나게 하면 어떻겠느냐는 애절한 마음에서 말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비무장지대에 어떻게 만들 수 있느냐는 걸 물은 것이다"고 따졌다.

강원택 교수는 "제기되는 의문점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아 공약(空約)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며 "결론부터 얘기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숙 스피치 전문가는 "이 후보가 가끔 조리 없고 횡설수설한 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③싸움 회피하는 듯한 인상은 피해야=이 후보는 곤란한 질문을 받거나 분위기가 달아오를 때 웃음으로 넘기는 일이 잦았다. 황상민 교수는 "넓은 포용력을 보여주려는 제스처는 있었으나 큰 관심을 끌어내진 못했다"며 "이슈 중심으로 싸우기보단 회피하려는 태도를 개선하는 게 좋겠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후보

①경쟁자 존중하는 모습이 낫다=박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얼마나 연구하고 파악해서 말한 거냐"고 따지듯 물었다. 고진화 후보의 질문엔 "너무 말이 안 된다" "아무것도 공부 안 하고 말한다는 생각이 든다", 홍준표 후보에겐 "북한에 물어봐야지 내가 알 수 없다"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불편한 게 있느냐"고 반응했다.

원희룡 후보를 향해선 "무슨 말을 그렇게 험악하게 하느냐"고 말했다.

황 교수는 "(박 후보는) 이 후보가 답변하는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짜증스러워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간혹 '이것은 이렇단다'식으로 가르치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른 후보들에게도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②불편한 질문에 감정표출 자제가 바람직=정책토론회 과정에서 박정희 대통령 당시 민주화 투쟁과 정수장학회 문제가 거론됐다. 박 후보가 불편해하는 질문이다.

원광디지털대 주선희 교수는 "예민한 질문에 답을 하면서도 '아직도 이렇게 (공격)하느냐' '왜 나를 몰라주나'라는 식의 피곤해하는 감정이 얼굴에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후보는 토론회를 하면서 점차 얼굴이 풀어지는 데 반해 박 후보는 내내 마음 상한 듯 보인다"고 덧붙였다.

③계절감을 강조한 차림이 좋다=박 후보는 최근 두 차례 토론회에서 빨간색과 노란색 재킷을 입었다. 그의 경선 캠페인용 CI(이미지 통합)에서 각각 '열정'과 '희망'을 상징하는 색이다.

박윤수 패션디자이너는 "여름철이란 계절감에서나, 가뜩이나 격렬한 토론장의 분위기에서나 박 후보를 더워 보이게 한다"며 "TV 화면에선 무엇보다 컬러감이 중요하다. 보다 세심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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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수이스타 대표
[現] 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 회장

[現]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인문학부 심리학전공 교수

1962년

[現] 숭실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과 조교수

196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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