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죽거리고 빈정거리는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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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헌법기관이 한 헌법 행위에 대해 그렇게 이죽거리고 빈정거리는 대통령은 본 적이 없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20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했다.

전날 청와대가 "앞으로 (대통령이) 일일이 발언하기 전에 선관위에 질의하고 답변을 받아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반격이다.

노 대통령이 선관위로부터 네 번째나 경고를 받았는데도 여전히 선관위의 결정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한 질타의 성격도 있다. 강 대표는 "농구에서도 5반칙을 하면 퇴장인데 노 대통령이 이제 4반칙을 했으니 5반칙까지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최측근이란 사람이 임명제 운운하며 선관위를 공격했는데 이는 선관위의 존립 근거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낸 것이며 제왕적 대통령적인 발상에 젖어 있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행위에 대해 언제든지 검찰에 고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청와대가 선관위의 결정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내기로 방향을 튼 것에 대해서도 "헌정질서를 어지럽히는 행동" "적반하장"이란 성토가 쏟아졌다.

나경원 대변인은 "어이가 없다. 대통령의 계속되는 막무가내식 헌법 무력화 기도를 말리기도 지친다"고 비판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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