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전통 사찰음식 본격 발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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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전통 사찰음식의 맛을 찾아내 조리법을 전수하는 한편 일반인에게도 건강식으로 사찰음식을 보급하려는 움직임이 최근 몇몇 뜻 있는 젊은 승려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다.
중앙승가대학에 재학중인 적문 스님과 그가 이끄는 학교동아리인「전통 사찰음식연구회」는 최근「사찰음식 연구소 설립추진위원회」를 결성, 한국 음식 사에 공백으로 남겨져 있는 사찰음식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스님들이 올바른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고유의 사찰음식인 수행 식을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승가대학의 축제에 피자가 등장하고 절에서 커피를 즐기는 스님들까지 있어 승가의 음식변질이 심각한 상태입니다.』
본래 사찰음식은 술과 고기, 자극성 있는 파·마늘·부추·생강·달래 등 오신 채를 금하고 채식을 중심으로 하는 것. 우리나라에서 발달된 사찰음식은 종류만도 김치 류, 전래튀김 저장 류, 각종버섯·산나물무침과 볶음 류, 장아찌 류, 조림, 부침개, 묵, 다식, 유밀과 등 수십 종에 이를 만큼 다양하다. 특히 우리나라 전국 사찰들은 사찰마다 고유한 음식이 전래돼 내려올 만큼 음식문화가 발달했었다.
특히 이러한 사찰음식은 자연식품만을 이용하고 다양한 재료와 조리법을 사용, 영양 상으로도 균형 잡힌 건강식이라는 것이 적문 스님의 말이다.
추진위원회는 내년3월 정식 사찰음식연구소를 개소할 계획인데 첫 단계로 전국의 절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을 대상으로 전수여부, 종사기간 등을 분석해 실태조사를 한 뒤 전수 자를 발굴한다.
또 그릇전시회도 갖고 현재 사찰음식 전수자인 비구니들과 발굴된 전수 자들이 알고 있는 사찰음식들을 모아 단행본으로 출간하며, 이를 바탕으로 전국에 소식 관(채식 전문식당)건립계획도 세우고 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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