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보호 비상/잠은 짧고 깊게/규칙적인 운동/치열한 대선 건강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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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3당 후보의 비결을 알아보면…/살구씨기름 먹고 목소리 유지 YS/인삼·구기자차 들며 원기회복 DJ/에어로빅·웅담으로 고령 극복 CY
「첫째,성대를 보호하라. 둘째,잠은 곯아떨어지도록 잘 것. 셋째,운동을 규칙적으로­.」
유세전에 뛰어든 대통령후보들의 건강유지 3계명이다.
대권싸움은 기본적으로 체력싸움이다. 후보들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헬기·버스를 번갈아 타며 전국을 누빈다.
하루에도 5∼6차례씩 수천,수만명의 청중 앞에서 목이 터져라 외쳐야 한다. 20대 팔팔한 젊은이도 해내기 힘든 「중노동」이 아닐 수 없다.
후보들은 유세 마지막 날까지 목이 쉬지 않고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나름의 비법을 총동원 하고 있다.
○…비서진이 『유세 1회에 15∼20분씩만 하라』고 건의해도 김영삼민자당후보는 35∼40분씩 연설한다. 그래도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유지되는 비결은 「살구씨기름」이다.
지난 3월 총선직전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당시 김 대표는 노태우대통령에게 물었다. 『87년에 노 후보만 목이 멀쩡합디다. 비결이 뭡니까.』 노 대통령은 「살구씨기름」이라고 소개하고 비서관을 통해 3∼4병을 보내주었다. 살구씨기름은 담황색에 참기름 맛인데 김기수보좌관이 가방에 3백80㏄짜리 병을 가지고 다니며 김 후보는 연설전에 5∼10㏄씩 마시곤 한다.
김 후보는 새벽 조깅으로 허기가 지더라도 아침식사는 우유나 주스 한찬,인절미 서너쪽,시래기국물,과일로 가볍게 때운다. 유세이동중에는 헬기나 버스안에서 여의도 당사 주변 음식점에서 주문한 도시락을 먹는다.
저녁은 마주앙 한두잔을 곁들여 한·중·양·일식을 다양하게 즐기는데 철저한 소식이 원칙. 규칙적인 생활이라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잠을 푹자고 특별한 보약은 「절대」없다는게 측근의 설명이다.
○…김대중민주당후보는 평소에 즐기는 숙면시간이 요즘 줄어들어(평균 5시간) 안타까워 한다. 그는 「하루종일 잠좀 자봤으면…」하는 「소원」을 털어놓곤 한다.
선천적으로 건강한 김 후보는 유세때도 별다른 변화 없이 체력을 관리하고 있다. 인삼을 달인 물을 아침·저녁으로 마시고 물대신 구기자차를 찾는다.
식사는 종류와 양을 가리지 않고 즐기는데 유세이동 때는 보통 따끈한 설렁탕으로 원기를 회복하곤 한다.
김 후보의 유세연설은 평균 하루에 4∼5차례,1회에 15∼20분. 강력한 어조의 비판·호소형 연설이라 목청에 상당한 부담이 가는데 김 후보는 연설 전후에 구강·성대소독제를 물에 타 입가심한다.
김 후보도 보약은 별로 즐기지 않는 편. 지방유세때 의사 출신(소아과)인 전국구 양문희의원과 세브란스병원 간호사가 수행하며 주말엔 전문지압사가 김 후보의 근육피로를 풀어준다.
○…정주영국민당후보는 에어로빅과 고가보약으로 80세 가까운 고령을 이겨내고 있다. 경쟁후보측으로부터 건강시비의 화살이 날아오는 터라 「유세체력」에 훨씬 더 신경을 쓰고있다.
정 후보는 취침(밤 10시) 전과 새벽기상(오전 3시)후 냉·온탕으로 몸을 푼다. 아침식사는 죽·야채 등으로 가볍게 하고 오전 5시30분쯤 계동 본사 별관에 있는 「현대스포츠」에서 30분동안 「노인을 위한 에어로빅」으로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모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게 건강원리지만 비법도 있다. 웅담이다. 미주에 있는 현대그룹 지사에서 오래전부터 알래스카 백곰이나 로키산맥 흑곰의 웅담을 구해 말려 「회장님」에게 보내오고 있다.
정 후보는 이를 동그랗게 환약으로 만들어 아침식사전 한알씩 먹는다. 또 몸이 유달리 피곤하다 싶으면 그때그때 한두알을 더 먹는다고 한다.
정 후보는 승용차든 버스든 앉았다 하면 잠이들 정도로 「야전숙면」에 이골이 나있다. 성대를 보호하기 위해선 헬기나 차안에서 수시로 「스카치버터」(단맛)·「레먼사탕」(신맛) 등을 번갈아 가며 입안에서 녹인다.<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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