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분야/함량미달에 재탕삼탕(3당공약의 허실:5)

◎보사부 업무계획 복사판 인상 민자/효도복권·수당증액 등 “공약성” 국민 민주
민자·민주·국민 등 3당이 내놓은 사회복지분야 대선공약을 뜯어보면 노인·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아직도 뒷전이며 일부는 현실성과 거리가 먼 그야말로 눈앞의 득표를 위한 사탕발림 공약임을 알 수 있다.
민자당의 공약은 보사부 등의 업무계획표를 복사해 놓은듯 「노인건강관리법의 제정」을 빼고는 참신한 것도,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없다는 것이 관계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민주당은 노인복지 예산의 확보를 위해 「효도복권」을 발행하며 노령수당을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월 5만원씩 지급하겠다는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으나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하며 알맹이가 적고 무성의한 편이다.
국민당은 사회복지에 관한한 세세한 부분까지 관심을 쏟은 점이 다르다. 그러나 장애인 및 가족(4백만명 추산)들의 복지를 보장하기 위해 인구비례에 의해 예산 가운데 10%를 확보하겠다는 「엉뚱한 청사진」을 내놓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민자당은 10개 항목으로 된 공약에서 대통령 자문기관으로 「사회복지 대책위원회」를 신설하고 「노인건강관리법」을 제정해 노인의 소득 및 의료보장,장애인의 사회적응을 해치는 요인들을 개선할 것임을 내세웠다.
민자당은 또 현재 70세 이상 노인들에게 월 1만원씩 지급되고 있는 노령수당을 내년부터 1만5천원으로 증액하고 94년부터는 70세 이상 노인중 생활이 어려운 노인에게 대폭 증액지원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내년의 5천원 증액은 이미 예산에 반영된 것이며 이후 계획도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노후보장책으로 농어민 국민연금을 95년부터 실시하겠다는 민자당의 공약은 보사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것일 뿐만 아니라 최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답변으로 확인된 구문이다. 다만 주요 TV프로그램의 수화 통역서비스 실시와 장애인에 대한 지하철 무임승차제의 내년 도입공약은 눈길을 끌만한 것이다. 민자당은 장애인 직업훈련원 5개소 확충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민주당 공약은 8개의 세부정책으로 구성돼 있고 외형상 빈약한 편이다. 보사·노동·교육부 등의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에 일정비율의 장애인 대표를 할당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장애인 융자액의 증액(4백만원→6백만원) ▲노인승차권제도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노인복지 재원의 확보방안으로 「효도복권」을 발행하겠다는 것이다. 민자당이 충분한 사회복지 예산 확보방안에 대해 언급이 없고 국민당이 국가예산에서 장애인들을 위해 일정분을 싹둑 잘라 활용하겠다는 것과는 다른 아이디어다. 그러나 주택복권 등 두종류가 발행되고 있는 실정에서 효도복권까지 실시될지는 의문이며 어차피 할바에는 장애인에 대한 지원까지 포함시켜 「복지복권」으로 하는게 바람직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노부모를 모시고 있는 영세민에 대해 영구임대주택 입주 우선권을 주겠다는 약속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이들에게 5년간 임대료 징수를 유예하겠다는 공약은 현실을 감안한 관심거리다.
김대중대표가 직접 내건 공약인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월 5만원의 노령수당 지급」은 바람직 하기는 하나 19만 영세노인들에게만 한정한다 해도 연1천억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실효성은 의문이다. 65세 이상 노령인구 2백20여만명에 대한 월 5만원씩 수당지급에 소요되는 경비는 연간 1조3천2백억원 규모다.
국민당은 공약정책집에서 사회복지분야에 32쪽의 방대한 양을 할애(민자 9쪽·민주 4쪽)한 점이 특이하며 세부항목도 24개로 가장 많다.
그러나 선척적·후천적 장애인을 4백만명으로 잡고 이들을 위해 예산의 10%를 확보하겠다는 것은 현재 보사부 예산이 전체예산의 약3%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말뿐인 공약으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노인건강검진제도를 확대해 현재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2년에 한번꼴로 하고 있는 검진을 2년에 12회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것과 노인성 질환의 의료보험 급여기간 연장(1백80일→2백40일) 공약은 예산확보 및 의료시설 이용 관점에서 실현이 힘든 것들이다.<김영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