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땐 경제대국 발돋움/IBRD,「한국경제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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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과열경기 진정위해 긴축재정 필수
세계은행은 최근 발간한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비록 남북한간의 경제통합이 예측불가능한 상태에 있지만 남북한의 경제는 여러가지면에서 상호보완적이며 남한의 자본·경영·기술인력과 북한의 노동력·천연자원이 결합된다면 한국은 수십년내에 강력한 경제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또 최근의 한국경제가 선진국 경기침체나 대외개방 등 해외부문의 충격을 극복하면서 성장과 안정 등의 거시경제 목표를 달성하는데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나 한국경제가 당면한 실질적 도전은 한국이 과연 금세기말까지 선진국 대열에 성공적으로 합류할 수 있느냐는 것이며 이는 한국이 ▲노동력부족 ▲금융자유화 ▲산업구조조정 ▲남북한 경제협력 ▲환경 등의 문제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해결해 나가는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2년에 한번씩 세계은행이 해당국가의 경제전반에 대해 작성하는 것으로 한국경제를 보는 외국의 시각중 가장 참고할 만한 것이다.
세계은행은 한국경제가 선진국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노사분규나 임금상승 등 「성장의 고통」을 겪고 있으나 한국경제의 근간은 여전히 건재하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국경제는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또 한국경제의 경기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긴축재정이 필수적이며,대신 사회복지 부문에 대한 공공지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토지관련세제의 강화 등을 통해 조세부담률을 더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 경제의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과소비와 건설경기 과열에 대해 이 보고서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소비지출 증가는 국민소득이 일정수준의 「문턱」을 넘을 때 발생하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건설투자의 증가는 다른 사회복지 부문보다 덜 발전된 주택공급에 대한 격차해소 노력이 반영된 것이므로 과소비나 건설투자가 기업의 설비투자를 감소시켰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또 한국의 노동시장은 공급부족 상태에 있으며 이에 따라 명목임금이 상승,산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으나 고임금은 중장기적으로 산업구조 조정을 원활히 하여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이행을 촉진시킨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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