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러브 액추얼리' 줄리엣 役 키라 나이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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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를 꿈꾸는 열혈 소녀 줄스, 사랑을 위해서라면 아무리 험난한 모험도 마다하지 않는 카리브해의 귀족 처녀 엘리자베스, 그리고 이번에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사랑 고백을 받는 여인으로 변신했다. '러브 액추얼리'의 줄리엣, 키라 나이틀리.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도 '슈팅 라이크 베컴'과 '캐리비안의 해적'을 대면 아하, 싶은 얼굴이다.

'러브 액추얼리'에서 그가 연기한 줄리엣은 아무리 무감동한 성격이라도 저런 고백 한번 받아봤으면 싶은 멋진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상대는 남편의 가장 친한 친구. 평소 무척 냉담한 게 마음에 걸렸다. 남편의 제일 친한 친구니 나를 좋아해주면 좋을 텐데. 수수께끼는 그가 찍은 결혼식 비디오를 봤을 때 비로소 풀린다. 온통 줄리엣의 모습뿐이었으니까. 성탄절을 앞두고 그는 불쑥 줄리엣의 집을 찾아온다. 그리고 고백한다. 그것도 말이 아니라 도화지에 글을 써 한장 한장 넘기는 '아날로그'식으로. "크리스마스잖아요. 내게 당신은 완벽해요. 가슴은 아파도 당신을 사랑할 겁니다."

1m70㎝의 늘씬한 키와 중성적이면서도 기품 있는 외모를 지닌 이 영국 아가씨는 배우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세살 때부터 매니지먼트 회사의 제안을 받았지만 너무 이른 연예계 입문을 걱정한 아버지가 반대해 데뷔는 열두살 때 했다. 영화 좀 본 사람이라면 출세작이라 할 만한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의 그를 기억할 터다. 아미달라 여왕 노릇을 하는 시녀 역으로 출연했는데 여왕 역의 내털리 포트먼과 하도 닮아서 어머니조차 자신의 딸이 누군지 구분하지 못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차기작은 안톤 후쿠아 감독의 '아서왕'. 기네비어 왕비 역을 맡아 차기 007 제임스 본드로 주목받고 있는 클라이브 오언과 호흡을 맞춘다. 2005년 개봉 예정인 '캐리비안의 해적2'에도 이미 출연이 결정됐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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