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 2골 1도움 '나도 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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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오른쪽에서 둘째)가 정성룡의 패스를 받아 첫 골을 터뜨리고 난 뒤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대전=임현동 기자]

'리틀 김도훈' 이근호(22.대구 FC)의 득점력이 폭발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의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 예선 경기에서 2골.1도움을 올려 한국의 승리를 책임졌다.

외모와 뛰는 모습이 김도훈과 흡사해 별명이 '김도훈'인 이근호는 지난달 29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K-리그 통산 최다골(114골) 기록을 갖고 있는 김도훈 선배의 위치 선정과 골감각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최고의 골잡이'를 노리는 그의 꿈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 예선 F조 최종전에서 UAE를 3-1로 눌렀다. 이미 최종예선 진출이 확정된 한국은 5승1패, 조 1위로 2차 예선을 마쳤다. 12팀이 3개 조로 나눠 각 조 1위만 베이징행 티켓을 얻게 되는 최종예선은 8월 22일 시작한다.

한국은 장신 심우연(서울.1m95㎝)을 원톱에 세우고 이근호와 김승용(광주)을 양 날개로 기용했다. 경기 2시간 전부터 내린 비로 그라운드가 젖어 있어 양쪽 선수들은 미끄러지거나 실수를 하는 장면이 많았다. 한국은 일방적인 경기를 하면서도 패스의 속도와 정확도가 떨어졌고 약속된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다.

전반 32분 한국이 윙플레이의 정석을 선보이며 선제골을 만들었다. 박희철(포항)의 패스를 받은 김승용이 오른쪽을 돌파해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하던 이근호가 공의 방향을 살짝 바꿔 놓는 슛으로 UAE 골문을 열었다.

후반 3분, 이근호가 또 폭발했다. 이번에는 왼쪽을 완벽하게 뚫은 김창수(대전)의 크로스를 뒷발차기로 연결했다. 공은 골문 오른쪽 귀퉁이로 빨려 들어갔다. 김도훈도 감탄할 만한 골감각이었다. 후반 36분에는 이근호의 절묘한 힐 패스를 김창수가 가볍게 감아차 쐐기골을 만들었다. UAE는 후반 25분 아크 정면 프리킥을 야세르 마타르가 골로 연결해 영패를 면했다.

네덜란드와의 평가전(6월 2일)에 대표선수로 처음 선발됐지만 염기훈(전북)에게 밀려 경기에 나오지 못한 이근호는 이날 베어벡 감독 앞에서 멋진 골을 만들어내 아시안컵 대표로 뽑힐 가능성이 커졌다.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이근호는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대전=정영재 기자 <jerry@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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