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카오스시대」도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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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맛이나 냄새까지도 느낄 수 있는 보다 인간에 가까운 로봇의 등장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산업기술정보원은 지금 가전제품 등에 퍼지이론, 뉴로 이론을 적용한 첨단 제품이 많이 소개되고 있으나 그 다음 단계로는 카오스이론을 적용한 가전제품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기술정보원 전자·전기실의 배영철 연구원은『「카오스」는 원래「혼돈」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으나 여기서는「불규칙한 이동현상」』이라고 정의하고 뇌의 활동이나 물의 흐름, 공기의 이동 같은 것도 아무렇게나 움직이고 행동하는 것 같지만 모두가 카오스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배 연구원에 따르면 퍼지나 뉴로는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작동되고 판단기준도 이에 따르지만 카오스에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창조하는 자율성이 높은 시스팀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청소기를 예로 든다면 퍼지이론에서는 청소를 하라는 명령에 따라 판단기준이 주어진 프로그램에 의해「모호」한 것을 수행하지만 카오스에서는 청소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한다면 어디까지 할 것인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된다는 것이다.
카오스이론은 1920년대에 로버트 메이라는 미국의 수리생물학자가 생물 개체수의 변동을 수학적으로 처리한데서부터 출발한 것으로 이 이론의 응용연구는 주로 일본의 민간연구소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도시바연구소는 카오스현상을 이용해 화상을 고밀도로 압축하는 연구를 하고있다. 이는1천이라는 크기의 화상을 1백분의 1로 압축해 10이라는 크기의 압축화상으로 만들고, 역으로 압축화상에서 1이라는 정보만으로도 1천이라는 원래의 화상을 복원·재현하는 것이다. 또 히타치기초연구소는 카오스이론을 응용한 생체막 연구를 수행 중으로 미각과 후각을 가진 감각로봇도 가능하다는 것. 마약이나 폭발물을 찾아내는 인조 탐지견, 담배나 술맛을 볼 줄 아는 인조 감미사의 등장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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