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권위」 회복 강조 동양문화연 김용신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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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아버지의 권위하락, 이에 반한 어머니와의 지나친 밀착은 청소년들의 자아억제기능 감소를 가져와 곧 도덕성이 결여되거나 과격한 행위를 하게 합니다.』 우리 사회현상의 무의식적 배경을 짚어보는 저서발간과 세미나를 최근 연이어 열어 관심을 모은 정치철학자 김용신 동양문화연구소장(42).
그는 자식과 부모와의 이같은 관계가 지속되면 청소년들이 지나치게 현실을 부정하고 자신의 생각만이 진리라는 가치의 양극화현상을 초래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근 우리사회현상과 정치폭력의 무의식적 배경을 설명한 저서 『자아이상과 이념, 그리고 환상』(영문)과 『문명비판-정치철학과 정신분석학의 만남』을 연이어 출간하는가 하면 「정신분석학과 문화, 그리고 정치이론」 주제의 학술세미나를 개최, 이같은 자신의 입장을 정리했다.
미국 메릴랜드주립대에서 정치철학박사학위를 받고 애버렛대에서 정치철학을 강의해 온 그는 현실의 규범과 도덕을 따르려는 「자아억제」(Superego) 기능과 기쁨을 추구하고 현실을 부정하는 「자아이상」(Ego Ideal) 기능이 아버지와 어머니를통해 적절히 부여돼야 청소년들이 보다 정상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소재 동양문화연구소의 서울 사무실을 청담동에 연 김박사는 『우리나라 정치가들은 공적 이익을 통해 보상을 받으려는 외국의 정치가와 달리 자신의 정치활동을 통해 사적인 이익을 충족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상처가 많은 우리의 역사가 빚어낸 살아남기 콤플렉스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훌륭한 사람을 권력을 가진 사람과 동일시하는 일반적인 현상도 그같은 콤플렉스가 무의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느』이라고 덧붙였다.
김박사는 「자아억제」와 「자아이상」이 조화를 이루는 건강한 사회를위해 『젊은이의 창조적 독립정신을 저해하는 맹목적인 어머니사랑을 지양하고 가정내에서 아버지의 적당한 권위회복과 자녀들과의 잦은 대화, 현실과 국민정서에 부합되는 정책개발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택시합승방지」등 국민이 현실적으로 따를 수 없는 제도의 운용은 결국 많은 사람이 규칙을 안지키는 현상을 초래하고, 이는 곧 규칙을 안지키고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국민전체의 무의식을 양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고혜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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