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일으켜 죄송" "우린 단순 가담자"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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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세미나 명목으로 외유성 남미 방문에 나섰던 공공기관 감사단 중 7명이 17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이양한(左) 예금보험공사 감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김태성 기자

'이과수 폭포 혁신포럼'의 공기업 감사들이 남미 방문을 취소하고 17일 조기 귀국했다. 이날 오후 5시15분 이들이 탑승한 대한항공 KE018편이 도착한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취재진과 경찰,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감사들은 대부분 재킷과 청바지 등 편안한 복장에 운동화 차림이었다. 피곤한 기색인 이들은 취재진을 보자 불쾌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쏟아지는 질문에 "모르겠다"로 일관하던 감사들은 결국 취재진들 앞에서 "말을 하겠다"며 출장 경위 등을 설명했다.

"먼저, 죄송하다. 국민에게 이렇게 물의를 일으켜 너무 당혹스럽다. 중요한 국가로 떠오르는 남미 국가들을 꼭 연구하고 싶어 갔지만, 결론적으로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다."(한국토지공사 최교진(54) 감사)

"세미나 관련 자료를 열심히 확보했고, 여러 가지 준비를 많이 했다. 자꾸 안 좋은 쪽만 비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여행 비용은 각 기관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지나치지 않은 범위에서 결제했다. (LA의 노래방 술자리는) 먼 곳에 가서 안 좋은 소식을 듣다 보니 기분이 울적해 몇몇이서 술잔을 기울였다. 여성 도우미를 부른 일은 없다."(한국산업안전공단 금승기 감사)

일부 감사는 최근 언론 보도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는 단순 가담자다. 시위도 주동이 있고 단순 가담자가 있다. 잡을 사람을 잡아야지, 왜 엉뚱한 사람을 잡느냐. 기자들이 기사를 써대며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간다. (이과수 폭포 관광을) 일정에 넣은 사람들은 따로 있다. (출장비가 문제라면) 개인적으론 개인 경비로 처리해도 좋겠다고 생각한다."(예금보험공사 이양한(64) 감사)

이날 인천공항에는 시민운동단체 활빈단이 감사들에게 미꾸라지를 던지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귀국한 감사는 모두 7명이다. 한국소방검정 강신욱, 가스안전공사 최동규 감사는 하루 전 귀국해 이날 정상출근했다. 아직 귀국하지 않은 12명은 항공편이 마련되는 대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해용 기자 <hysohn@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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