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우정”… 50억 인류의 잔치 개막/성화 타오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춤·노래 어우러진 축제 한마당/한국 41번째 입장 “금 12… 4위 목표” 발진
【바르셀로나=올림픽특별취재단】 50억인류의 화합과 우의를 다짐하는 올림픽 성화가 마침내 타올랐다.
「영원한 친구」를 대회슬로건으로 표방한 제25회 바르셀로나 여름올림픽이 사상최대 규모인 1백72개국 1만5천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26일 새벽(한국시간) 이곳 몬주익 메인스타디움에서 화려한 개막식을 갖고 16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25발의 축포가 한발한발 터질 때마다 6만5천여명의 관중이 『올라(HOLA·안녕)』송을 합창하는 가운데 막을 올린 이날 개막식은 태양의 나라답게 「춤과 노래의 축제」로 서막을 알렸다.
1시간동안 펼쳐진 식전 공개행사는 예술의 나라 스페인의 정열을 그대로 보여줬다.
카탈루냐 지방의 민속춤인 사르디나가 세계적인 성악가 몬세라 카바예,호세 카레라스가 듀엣으로 엮어내는 음악에 맞춰 6백20명의 무희들에 의해 그라운드에 화려하게 펼쳐졌으며 스페인이 자랑하는 최고의 발레리나 크리스티나 오이요스의 플라멩고춤사위로 개막분위기는 절정을 맞았다.
이어 식전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지중해,올림픽의 바다」가 화려한 군무로 엮어져 압권을 이루었다. 2천년 역사를 지닌 바르셀로나시의 생성과정을 1천여명의 출연진이 그려낸 이 공연은 화려한 색상과 소도구들로 최고조의 색채감을 드러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금세기 최고의 테너가스 플라시도 도밍고와 알프레도 크라우스의 장엄하고도 열정적인 노래에 맞춘 『정열의 대지』를 끝으로 식전행사는 모두 끝났다. 이어 우렁찬 팡파르와 함께 올림픽의 본고장에서 온 그리스선수단을 선두로 각국 선수단이 입장,열기는 한층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한국은 카탈루냐 알파벳순에 따라 쿡제도에 이어 41번째로,북한은 1백30번째로 입장했다.
선수단입장이 끝난후 마라갈대회조직위원장의 환영사,사마란치 IOC위원장의 대회사가 이어졌으며 카를로스국왕의 개회선언순으로 개막식 행사가 진행됐다.
올림픽기가 호세 카레라스의 올림픽찬가에 맞춰 게양되고 역대 올림픽개최국을 상징하는 24명의 각국 대표들을 25명으로 짜여진 요정들이 특설부대에서 맞이하는 것과 때를 같이해 성화최종주자가 입장,성화가 궁사의 불화살에 옮겨져 성화로에 불길을 댕김으로써 바르셀로나올림픽은 개막된 것이다.
식후 공개행사는 EC 12개국의 화합과 단결을 상징하는 12개 성이 인간피라미드로 축성되는 것을 필두로 호세 카레라스,플라시도 도밍고 등 세계정상의 성악가 6명이 번갈아 출연,오페라 아리아를 열창하는 무대를 장식함으로써 한여름밤의 향연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마디로 이날 개막식은 음악과 카탈루냐인의 정신이 한데 어우러진 지구촌 최대의 축제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